[이혜경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통화정책을 현재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운영한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2017년부터 연 8회로 축소해 운영하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연 4회로 발간횟수를 늘린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관련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 같은 방침을 담은 '201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공개했다.
기준금리 운영방침에 대해서는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새로이 설정된 물가안정목표에 수렴하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운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하고 물가도 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성장 및 물가의 하방리스크에 유의하면서 거시경제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고, 국제유가 동향, GDP갭 및 고용․제조업의 유휴생산능력지표 변화, 다양한 근원인플레이션 지표의 움직임 등을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물가안정목표 수준에서 안정되도록 운용할 예정이다.
한은은 또한 "통화정책 완화기조 장기화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적, 미 연준 통화정책과의 비동조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증대 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에도 유의하겠다"고 전했다.
가계부채 등 민간신용 증가세, 저소득 가계·한계기업 등 취약부문의 리스크,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상시 점검하고, 구조개혁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안정적인 거시경제여건을 제공하는 데도 유의할 계획이다.
◆물가 안정 목표는 '2.0%'
한은은 앞서 2016~2018년에 적용할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상승률 기준 2.0%로 설정하며 기존의 2.5~3.5%로 제시했던 구간목표제에서 단일한 수치목표 제시로 방침을 변경한 바 있다.
물가안정목표에 대해 한은은 "성장잠재력 저하, 글로벌 요인 확대, 성장과 물가간 연계성 약화 등에 의해 초래된 인플레이션 동학의 구조적 변화를 점검하고, 물가안정목표의 적용시계, 변동허용범위, 대상지표 등 제반 이슈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을 통해 최적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제구조 변화 추세를 반영한 적정 인플레이션 수준, 중기 물가전망, 통화정책 운영여건, 주요 선진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물가안정목표를 2.0%로 변경했다"며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의지를 명확히 전달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새로운 물가안정목표는 범위 형태가 아닌 단일목표치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물가안정목표를 ±0.5%p 초과 이탈하는 경우에는 총재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물가안정목표 이탈 원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경로, 물가안정목표 달성을 위한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등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통화정책 관련 커뮤니케이션 강화
한은은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성장, 물가 등 거시경제 안정과 금융안정에 유의하는 통화정책 운영 기본원칙을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관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기로 했다.
정책결정 배경 설명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의결문의 내용, 기술방식 등을 개선하고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자료의 공개범위 확대, 조사·연구자료 발간 등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한은은 새 물가안정목표 운영방식과 물가상황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국회제출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간 횟수를 현행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4월과 10월에 내는 반기별 보고서에 더해 축약된 형태의 중간보고서를 1월과 7월(직전 3개월 대상)에 추가 발간할 예정이다. 단, 2016년에는 새로운 물가안정목표 하에서의 통화신용정책 수행상황에 대한 평가를 위해 4월부터 발간한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2017년부터 연 8회로 축소
아울러 '인플레이션보고서'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통합하고, 주요 금융·경제 상황 판단지표를 활용해 정책결정 배경에 대한 설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주요 금융·경제 이슈에 대한 금통위원의 공개강연, 기자간담회 등 금통위와 금융시장간 소통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통화정책방향 의결시 소수의견 제시 금통위원의 실명도 회의 당일에 공개한다.
현재 매달 1회씩 연 12회 개최하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오는 2017년부터 연 8회로 개최 횟수를 줄일 방침이다. 6~7주 간격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한은은 "일반적으로 통화정책 결정의 주된 고려사항인 경기, 물가 등 실물경제 상황은 완만하게 변화하는 데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데에도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개최 횟수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일본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미 연준과 같이 연 8회로 줄이는 최근 추세도 반영한 것이다.
줄어든 4회는 금융안정 관련 회의로 대체한다. 경제여건 급변 등으로 정책대응이 필요하면 임시회의를 열 계획이다. 거시 금융안정 상황 점검회의(연 4회) 포함시 연간 금통위 정기회의 개최 횟수는 현재와 같은 24회가 유지된다.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지원요건과 운영방식도 개선할 생각이다. 은행의 심사기능이 적극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요건 등을 단순화하고, 대출취급유인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 금융지원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중소기업대출비율제도도 개선한다.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단계별 종합대책을 지속 점검해 변동성확대 가능성에 적극 대비에 나서기로 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가계부채 DB 확충 및 이를 이용한 미시통계 작성으로 가계부채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감독당국과 함께 가계부채 총량 증가세가 과도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가계부채 증가가 금융기관 자산건전성, 민간소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할 생각이다.
이밖에도 금융안정 관련 국제기준의 원활한 국내 도입·이행을 지원하고, 지급결제리스크 관리 강화 및 인프라 개선도 도모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관련해서는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출범에 따른 은행업 및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도 연구할 예정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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