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선 국내 식음료·외식업체들도 최근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 진출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업체는 오리온, BBQ, 롯데리아, SPC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베트남 인구가 젊은데다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층이 증가하면서 시장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 맥주·주류·음료협회(VBA)에 따르면 베트남 식품·음료 부문의 연간 성장률은 7~8%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음료산업에서만 국가에 납부한 세금은 25조 베트남동(11억4천만 달러)에 달했다.
베트남 사람들이 음식을 달게 먹는 습관으로 인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자 이를 개선하고자 식품 구매 패턴을 건강 제품으로 바꾸는 것도 국내 업체들에겐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
더불어 베트남 인구의 평균연령이 한국(38세)보다 젊은 28세로 핵심 생산 인구가 많아 경제 규모와 소비 여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의 유통 구조가 아직까지 재래시장 중심으로 이뤄져 있지만 대도시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가공식품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가격이 싼 제품을 선호하던 베트남 소비자들이 비싸더라도 질 좋은 제품을 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국 식품업체들에게도 좋은 기회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식품은 바로 '과자'다. 과자산업은 지난 10년간 20~40% 가량의 성장률을 보이며 식품 분야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오리온은 베트남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좋은 실적을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30개 대기업과 1천여 개 소규모 업체, 해외 과자류 수입 몇 개사들로 이뤄진 베트남 과자 업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도 올 상반기 베트남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95년 초코파이 수출로 베트남에 첫발을 내딛은 오리온은 2006년 호치민에 현지 생산공장을 처음 설립했으며, 2009년 하노이에 제2공장을 가동했다. 주로 초코파이와 스낵 제품들이 매출을 이끌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오리온은 현지 최대 제과업체인 낀또사를 제치고 베트남 제과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한국과 똑같이 관리돼야 한다'는 담철곤 회장의 원칙 아래 엄격한 품질관리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며 "앞으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베트남 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 현지 1위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 역시 198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시장에 껌·초콜릿·비스킷·캔디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해 왔다. 또 1996년에는 베트남에 진출해 호치민 인근 빈둥에 껌 공장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호치민 빈증 산업단지에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하고 초코파이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롯데제과 초코파이는 베트남에서 인기 품목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또 2007년 10월에는 베트남 제과시장 2위 기업인 '비비카'를 인수했다. 비비카는 종합제과회사로서 베트남 전역에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비비카와 함께 연구개발을 통해 캔디, 초콜릿, 비스킷, 스낵 등 과자류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제과는 베트남에서 지난 2013년 매출액 약 650억 원, 2014년 약 7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85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향후 기존 비비카 제품의 적극적인 판촉활동과 고유의 영업망으로 베트남 제과 시장에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1998년 베트남 호치민에 1호점을 오픈한 롯데리아도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베트남 전역에 걸쳐 2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처음에는 일본 롯데가 운영했지만 지난 2003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결단으로 5개 베트남 매장을 한국 롯데가 인수하면서부터 점포 수는 급속하게 늘어났다.
롯데리아는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쌀과 채소, 치킨 등을 앞세운 세트메뉴를 도입과 함께 사이드 메뉴로 베트남식 수프를 추가하는 등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 결과 롯데리아 점포수는 현재 207개로 늘어났으며 시장점유율도 58%를 기록하며 KFC(36%)를 따돌리고 업계 1위에 올랐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기존에는 모든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했지만 지난해 12월 하노이에 해외 최초 가맹 1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도 시작했다"며 "앞으로 호치민, 하노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가맹점을 더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치킨업계 1위인 BBQ는 한류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가맹점을 모집하기 시작하면서 베트남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최근에는 혼다, 야마하 등 베트남 주재 대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케이터링 서비스를 도입해 직장인들에게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베트남이 과거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받아 빵 먹는 문화가 퍼진 점을 반영해 국내 베이커리 업체들도 속속 진출했다. 이들은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 2012년 3월 호치민 시에 파리바게뜨 베트남 1호점을 오픈한 후 같은해 12월까지 하노이 등 주요 도시에 매장을 열었다. 이곳은 다른 베이커리보다 3배 이상 많은 300여 종의 제품을 선보여 고객 선택 폭을 넓히고 현지인 입맛에 맛는 메뉴를 개발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 2007년 6월 뚜레쥬르 1호점을 오픈하며 베트남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현재 30개 매장을 운영 중인 뚜레쥬르는 현지인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자전거와 오토바이 무료 발렛파킹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카페형 베이커리'라는 문화를 전파하며 노력한 결과 업계 1위에 올라섰다.
CJ제일제당은 성장성이 높은 사료사업을 중심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이곳은 베트남을 인도차이나 반도 사료·축산시장 공략의 최전선으로 삼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나이 지역에 연간 20만 톤 이상의 사료를 생산하는 신규 공장도 세웠다.
또 지난 7월에는 일본 스밋토모사와 합작으로 베트남 제분(밀가루) 시장에도 진출했다. 호치민시 인근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베트남 제분공장은 CJ제일제당 51%, 스밋토모 44%, 치바 5%의 출자규모로 설립됐으며 연간 밀가루 10만 톤, 튀김가루 등 프리믹스를 1만 톤 생산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중국에 이어 베트남을 '글로벌 식품사업 중심기지'로 삼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성장에 맞춰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제분 시장 지위 확대를 위해 베트남 남부에도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며 북부 지역으로까지 진출해 향후 동남아 인근 국가로까지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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