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외환위기 이래 한번도 개혁다운 개혁을 못한 우리 금융산업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새해를 맞아 한자리에 모인 경제부처·금융당국 수장들이 '금융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글로벌 금융불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뜻을 전했다.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는 5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6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금융기관장들을 비롯해 정부관계자 및 국회의원 등1천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이 신년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최경환 부총리는 "변화에서 가장 힘든 것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가지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틀을 깨는 개혁, 판을 새로 짜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력적 은행영업 확대, 핀테크를 통한 혁신적 금융상품 개발 등 금융소비자의 잠재적 수요까지 발굴해서 서비스혁신을 해야 한다는 당부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금융자산화, 국민연금 등 연기금 자산운용 혁신 등을 통해 금융이 실물경제의 윤활유가 돼야 한다는 뜻도 전했다.
최 부총리는 "실질적인 주인이 없는 느슨한 지배구조야말로 관치금융, 방만경영, 보신주의의 깊은 뿌리"라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도 단단해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지분한도 완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의 차질 없는 시행 등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금융사 리스크 관리와 가계·기업부채 연착륙 관리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서로 상반된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그동안 선진국에서 신흥시장국으로 흘러갔던 글로벌 유동성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성과 증폭된 변동성을 보이면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한국의 경우 기초경제여건이 비교적 견실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높은 상호연계성을 고려할 때 정책당국은 물론 금융기관들이 미리 대비하지 않을 경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내로 눈을 돌려 보면 그간 누적되어온 금융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며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 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고 채무상환능력이 없는 한계기업이 저금리 환경에서 계속 생존하면서 레버리지를 높여오고 있는 점도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바뀌지 않으면 죽는다는 마음 필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바뀌지 않으면 죽고, 남과 달라야 산다'는 마음으로 금융인들이 경쟁과 혁신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새해 우리 금융이 당면한 과제는 모두의 힘을 모아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시장 안정을 지키면서 금융개혁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수수료, 배당 불개입 선언 등 금융개혁 추진과정에서 결정된 규제개혁을 결코 되돌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다짐이다.
그는 "금융개혁 첨병인 현장점검반의 기능을 확대해 금융개혁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금융회사뿐 아니라, 금융이용자의 애로를 항상 귀를 열어 듣겠다"고 전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글로벌 금융불안, 가계부채, 기업구조조정 등 순탄치 않은 대내외 환경에서 스스로 취약점을 발굴해 한 발 먼저 대비하는 철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 금융편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소비자 중심으로 금융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금융회사의 경영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금감원은 앞으로도 금융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현장의 자율적인 혁신 노력이 널리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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