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올해 1분기에는 기업과 가계 모두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 비은행 등 금융권이 대출심사를 엄격히 적용할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에 대한 심사가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중 은행의 대출태도는 대기업에 대해서 강화기조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해서는 대기업보다 덜한 수준이긴 하나, 강화기조는 여전할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대기업 -19, 중소기업 -6, 가계주택 -13, 가계일반 -13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지수는 0보다 작을 경우 대출심사를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뜻이다.
은행들은 대기업의 경우 조선업 등 취약업종의 부실 우려를 감안해 대출을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저신용 차주에 대한 대출을 중심으로 대기업보다는 덜한 수준이지만 대출 심사 강화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가계 주택자금은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 시행 등으로 전분기 수준의 강화가 지속되고, 일반자금에 대해서도 전분기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심사할 계획이다.
◆신용위험, 대기업·중기가계 모두 증가 예상돼
1분기 중 신용위험은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에서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은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소폭 증가,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대기업과 가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의 신용위험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 등을 반영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 중 대출수요 전망을 살펴보면, 대기업은 낮은 수준의 증가세, 중소기업은 높은 수준의 증가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파악됐다. 가계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대기업의 대출수요는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등의 영향으로 낮은 수준의 증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경기 불확실성 증대에 대비한 자금 확보 필요성 등으로 높은 수준의 증가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진단이다.
가계 대출수요는 주택자금의 경우 미 금리 인상,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 영향으로 증가세가 큰 폭 둔화되나, 가계 일반자금 수요는 중립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1분기 대출태도 조사에서는 저축은행과 생보사는 강화로 전환되고 상호금융조합은 강화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카드사는 완화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차주의 신용위험에 대해서는 생보사를 제외한 모든 업권에서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수요의 경우, 상호금융조합과 생보사에서는 증가세가 다소 약화, 저축은행에서는 증가세가 소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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