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윌리엄 밀러는 미국 레그 메이슨 밸류 트러스트(Legg Mason Value Trust)의 펀드매니저로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연속 연평균 수익률 15% 달성한 인물이다.
이 수익률 기록은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3.67%)을 훌쩍 웃돈 것으로, 밀러는 그래서 'S&P500을 누른 사나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밀러는 사업의 미래가치에 관심을 뒀고, 같은 업종 내에서도 경쟁력이 있으면서, 절대적인 수익성이 높은 기업, 배당을 꾸준히 주는 기업을 좋아했다.
배당수익률은 국채 수익률에 가까운 기업을 고르곤 했는데, 이는 과도하게 고평가된 기업을 피하면서도 성장하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는 것이 밀러의 생각이었다.
이 같은 밀러의 판단에 따라 우리 주식시장에서 투자할 종목을 고르기 위해 적용한 기준은 ▲영업이익률이 해당업종 평균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5년간 주당순이익(EPS)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 ▲배당수익률이 국채수익률에 가까운 기업 등 4가지다. (기업규모는 임의로 시가총액 1천억원 이상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종목을 골라낸 결과, 총 14개 기업이 추려졌다(2월3일 종가 기준).
해당 기업은 ▲코웨이▲한전KPS ▲메리츠종금증권 ▲SKC ▲리노공업 ▲삼진제약 ▲동원개발 ▲하이록코리아 ▲진로발효 ▲상신브레이크 ▲SH에너지화학 ▲토비스 ▲리노스 ▲이크레더블 등이다(시가총액 높은 순서).
◆밀러 기준 기업 중 ROE가 가장 높은 '한전KPS'
부문별로 두드러지는 기업을 살펴보면, 선별된 기업 중 ROE가 가장 높은 기업은 28%를 기록한 한전KPS다. 이 회사는 한전 계열사로 발전설비 정비 전문기업이다.
발전회사의 발전설비를 포함해 국내 민자발전회사, 한국지역난방 열원공급설비, 산업단지 열병합설비 및 자가발전설비 등 국내외 플랜트 설비의 유지관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해외사업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모회사인 한전의 글로벌 성장전략에 따라 전력그룹 공동 해외진출에 참여하는 등 해외사업을 활발히 추진하는 기업이다.
한전KPS의 지난 2015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천196억원, 1천3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9.8%, 15.0% 늘었다.
HMC투자증권의 강동진 애널리스트는 "2015년에 해외수주가 부진하긴 했으나, 한전 KPS의 해외 수주는 장기 계약이 다수이기 때문에 단기 수주 부진이 수주잔고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올해 UAE 원전 경상 및 계획예방정비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발전설비 급증 및 정비예산 증가로 안정적 이익 성장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며 "안정적 성장이 기대되는 비즈니스 구조와 높은 배당성향을 지녔다"고 전했다.
◆밀러 기준의 영업이익률·배당수익률 1위 '이크레더블'
이크레더블의 경우, 선별대상 기업 중 영업이익률(37%)과 배당수익률(3.8%) 두 부문이 나란히 가장 탁월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전자신용인증 및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중개와 구매금융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450여 대기업과 6만여 협력회사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주력 부문인 신용평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기관은 크게 정부와 대기업 등을 꼽을 수 있다.
전자신용인증사업은 협력업체(중소기업)의 재무상태 등을 분석해 신용능력 정보를 생성, 대기업의 협력업체관리에 활용되는 서비스다. 이크레더블 매출액의 83%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 B2B서비스는 매출의 9% 비중이다.
이크레더블의 2015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9%, 13.0% 증가하며 각각 85억원, 70억을 시현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정홍식 애널리스트는 "현재 정부기관에 납품하는 기업은 신용정보회사의 신용등급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민간 영역(대기업↔협력업체)에서도 상거래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신용인증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크레더블은 이러한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과거 5년 연평균 성장률(CAGR) 10.5% 수준의 안정적인 매출액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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