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하이투자증권은 22일 디스플레이 산업의 업황 바닥이 아직 멀었다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12월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은 전월 대비 6.6% 하락하며 지난 2009년 1월 이후 최대의 낙폭을 보였다. 작년 12월을 고점으로 하락폭 확대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12월 모니터, 노트북용 LCD 패널 가격도 계속된 PC 수요 부진으로 전월 대비 각각 2.5%와 1.6% 떨어지며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TV 제품군별로 살펴보면 32인치 오픈셀(Open-cell) 가격이 상반월 대비 5.1% 하락한 56달러를 기록했고, 48인치 가격은 상반월 대비 6.7% 하락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그 외 대부분 오픈셀 가격도 전통적인 최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4~5% 가량 하락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는 LCD TV 수요 부진이 계속되면서 유통/채널 내 TV 패널/세트 재고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주요 TV 세트 업체들이 연초 비수기 진입을 대비해 보수적인 재고 정책을 펼치며 4분기 들어 패널 주문량을 다소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려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전체 LCD TV 패널 출하량은 전월 대비 4.0% 증가한 2천331만대를 기록했다며, 여전히 패널 업체들의 가동률 확보를 위한 물량 밀어내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과잉 재고에 따른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패널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이 필요하지만, 단기에 패널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중국 업체들이 캐시 코스트(Cash cost)에 근접한 LCD TV 패널 가격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가동률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대만 업체들도 중국 업체들이 가동률 조정을 하지 않는다면 역시 일정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김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중국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 없이 TV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을 경우 더 이상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성장이 정체된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내 점유율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국내 업체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중대형 LCD 수급은 계절적 비수기인 내년 상반기까지 높은 수준의 공급 과잉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LCD TV 패널 가격 하락폭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업황의 바닥은 아직 멀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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