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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꺾인 홈쇼핑업계, 실적 악화 '고심'


GS·CJ 작년 영업익 '급감'…모바일·해외사업으로 '돌파'

[장유미기자] 홈쇼핑 업계가 경기 침체 장기화와 공정위 과징금 부과, 메르스 사태, 가짜 백수오, 채널 수 증가 등 여파로 지난해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TV쇼핑 부문 실적이 모바일에 밀려 꺾이고, 모바일 사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것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계는 올해 모바일과 해외 사업 확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이의 정면 돌파에 나선다는 의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업계 순위 1, 2위를 다투던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0.4%, 19.7% 급감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02년 홈쇼핑 업체가 2개에서 5개로 늘어난 여파로 영업익이 60% 이상 급감했던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홈쇼핑 업체들의 지난 20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5% 내외였다.

업계 선두주자인 GS홈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4% 감소한 1천125억 원, 당기순이익은 32.7% 급감한 808억 원을 기록했다. 취급액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1.8%, 2.9% 늘어난 3조5천120억 원, 1조913억 원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이 하락한 것.

취급액 성장세 역시 지난 2012년 18.8% 늘어난 것을 고점으로 2013년 7.1%, 2014년 6.6%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1.8%까지 떨어졌다.

CJ오쇼핑도 지난해 취급액,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매출 비중이 높은 TV쇼핑 취급액이 역신장하면서 작년 총 취급액은 전년 보다 3.8% 하락한 3조555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과 매출액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CJ오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7% 감소한 1천141억 원, 매출액은 12.4% 줄어든 1조1천194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3년 말 이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을 것"이라며 "각 업체마다 장기 불황과 소비심리 저하, 모바일 쇼핑 트렌드 변화에 맞서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근본적인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 수익성 악화에 '한숨'

이처럼 홈쇼핑 업체들이 지난해 우울한 성적을 기록한 것은 공정위 철퇴, 메르스, 백수오, 채널 수 증가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이 컸다. 또 경제활동 인구 감소로 타깃 소비자들이 점차 줄고 있는 데다 모바일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전자상거래 업체들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고객을 뺏겼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2년에도 한정된 시장에 3개 신규 사업자가 생기면서 기존 업체인 GS홈쇼핑과 CJ오쇼핑 영업이익이 최고 60%까지 급감하는 등 타격이 컸다"며 "지난해 역시 공영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까지 새롭게 생기면서 17개사가 경쟁을 펼치게 돼 영업환경이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홈쇼핑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소비자들의 TV 시청 행태 변화'를 꼽고 있다. 소비자들이 점차 케이블이나 종편 채널을 많이 시청하면서 공중파 채널 사이에 있던 홈쇼핑들이 외면 받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TV쇼핑 매출은 계속 감소세를 보이며 영업이익 하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지난해 TV쇼핑 취급액은 전년 대비 각각 3.1%, 7.3%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해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와 가짜 백수오 환불비 등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는 지난해 3월 TV홈쇼핑 업체의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6개 업체에 과징금 143억 원을 부과한 바 있다. 또 가짜 백수오 여파로 홈쇼핑을 통한 건강기능식품의 판매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로 패션·뷰티·아웃도어 등 홈쇼핑에서 매출 비중을 높았던 상품들의 판매가 부진했던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모바일 사업도 소셜커머스의 공세가 뜨거워진 가운데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은 것이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홈쇼핑업체, 긴축 경영·해외 진출로 '돌파구'

이 같은 상황 속에 홈쇼핑 업체들은 올해 각 사별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위기 돌파에 나선다. 특히 모바일 채널과 자체 브랜드 강화,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GS홈쇼핑은 국내에서 캐시카우인 TV홈쇼핑의 차별화된 프리미엄 상품을 모바일이나 인터넷, T커머스, N스크린 등 다채널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 하반기에 러시아에 합작 홈쇼핑 론칭과 함께 기존 해외 합작 홈쇼핑의 현지화 작업을 강화하는 등 해외사업에도 좀 더 주력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은 올해 사업 안정화에 들어간 해외 사업장을 TV홈쇼핑과 e커머스가 복합된 모델로 성장을 가속화시키고, 실적이 부진한 곳은 운영효율 개선을 통해 조기 턴어라운드 한다는 계획이다.

또 멕시코 등 신규 진출 시장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말레이시아 등 성장잠재력을 갖춘 신규 지역 진출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전용 자체브랜드(PB)상품도 개발해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것"이라며 "이 같은 전략을 토대로 오는 2020년까지 해외 비중 54%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프라인 매장, 방판 등 신규 채널 확보 및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멀티채널 성과를 극대화해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 위주 경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GS와 CJ 외에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롯데는 올해 모바일 사업에, 현대는 해외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각 사별 영업이익은 SO 송출수수료를 누가 얼마나 깎는지에 따라서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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