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사진)이 최근 중국 법인 3사의 실적 저하와 신용등급 강등, 재무 위험 등에 따라 제기되고 있는 '이랜드 위기설'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박성경 부회장은 지난 14일 중국 기자간담회에서 "매년 25% 정도 영업이익을 내며 중국에서 고속성장을 하다 지난해 12% 정도로 떨어지면서 그런 (위기설)얘기가 나온 것 같다"며 "아직까지 일반 대기업보다 수익이 높은 데다 지난해 중화권 유통업 진출 투자확대로 이익률이 떨어진 것"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그 또 "최근 패션과 백화점이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은) 몇 년 전부터 예상했던 것"이라며 "오히려 이를 기회로 중국 유통 사업에 꾸준히 투자, 올해부터는 유통을 중심으로 수익을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말 계열 3사의 장·단기 신용 등급이 각각 하향 조정되면서 위기설이 불거졌다.한국신용평가는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 회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BBB+'에서 'BBB'로, 이랜드파크 기업어음(CP) 신용 등급을 'A3'에서 'A3-'로 낮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랜드 계열사 신용 등급 강등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신용 등급이 'BBB'라는 것은 원리금 지급 능력이 양호하지만 경제 여건 악화에 따라 지급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의 연결기준 차입금이 4조3천486억 원, 부채비율이 371.1%을 기록해 대내외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다.
또 이랜드월드의 연결 기준 매출 기여도가 30%에 이르는 중국 법인 3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2014년 16%대, 지난해 3분기 11.4%까지 떨어지면서 중국 사업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할인점인 '킴스클럽' 매각을 시작으로 중국법인을 포함한 계열사 기업공개 등의 추가적 조치를 통해 재무구조 안정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이랜드는 연매출 1조 원의 킴스클럽 37개 점포를 공개 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일괄 매각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후에는 이랜드 부채비율 줄이기에 적극 활용, 올해 250%, 2017년까지 200%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현재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인수후보들에게 티저레터를 보낸 상태로, 2월 안에 예비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킴스클럽을 매각하면 모든 자금은 부채를 줄이는 데 쓸 예정으로, 부채비율은 200% 초반대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며 "킴스클럽 매각은 자금 확보를 위한 것도 있지만 상품가치를 높여 잘되는 것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해 시기상 지금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킴스클럽의 매각이 쉽지 않아 이랜드가 중국법인과 홍콩·싱가포르 등에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랜드는 국내 계열사 중 이월드 한 곳만 상장해 있으며,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2014년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하면서 2017년에 기업공개(IPO)를 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이랜드리테일 상장은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지만 중국법인 등의 상장 계획은 아직 없다"며 "회사를 좀 더 매력적이고 가치있게 만들어 공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는 "부채비율을 낮춰야 하기 때문에 올해는 M&A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콘텐츠를 바탕으로 중국 유통 사업에 집중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박 부회장은 앞으로 한국 시장을 '테스트 베드'로 삼고 중화권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외 관광객, 해외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우리는 최고경영자의 추진력과 인재 경영, 철저한 현지화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한국 시장만 생각해 사업했지만 이제는 국내에서 노하우를 쌓고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패션은 SPA를 중심으로 영역을 넓히고, 외식과 레저도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올해는 중국 유통 사업도 강화함으로써 다른 한국기업들이 우리를 통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해(중국)=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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