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AES와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

[양태훈기자] LG화학은 미국 AES와 전력망용 에너지 저장 장치(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 오는 2020년까지 '기가와트(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16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1GWh 물량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되 향후 사업 규모에 따라 배터리 공급 규모는 수 GWh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1GWh는 약 10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신형 볼트를 기준으로 약 5만대 이상의 전기차, 9천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리튬 배터리 적용 전력망 ESS 규모(구축 및 추진 사업 포함)는 약 917메가와트(MWh) 수준에 불과하다. LG화학이 이를 뛰어 넘는 수주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AES는 세계 ESS 구축 실적에서 세계 1위의 선도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 2차전지를 활용한 ESS를 처음 도입해 이를 상업화시킨 첫 회사이기도 하다.

LG화학과는 지난 2009년부터 장기간 기술협력을 진행, 2012년 ESS 실증사업에 LG화학의 배터리를 공급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전력관리시스템(EMS) 'Advancion Solution' 배터리 첫 인증업체로 LG화학을 선정했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을 통해 수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 수주 물량 기준으로도 경쟁업체들을 압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전기차에 이어 ESS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 2010년 북미 지역에 가정용 ESS 배터리를 처음 공급한 이후, 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아프리카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ESS를 공급하며 시장영향력을 점차 확대해왔다.

지난 2013년 북미 지역에 32MWh급 ESS 실증사업에 가정용 ESS 배터리 공급한데 이어 올 초 일본 훗카이도 지역에 31MWh급 상업용 ESS 배터리를 공급했다. 지난달에는 독일 서부 6개 지역에 구축 되는 140MWh급 주파수 조정용 ESS 프로젝트의 단독 배터리 공급업체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ESS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인 기가와트급 수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배터리업체도 해내지 못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데 성공했다"며, "세계 최고 배터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에 이어 ESS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ESS 시장 규모는 올해 1조 9천억 원에서 오는 2020년에는 약 15조 6천억 원 규모로 8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