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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의 플렉서블 고민 "아직은…"


내년 롤러블TV·폴더블스마트폰 예상…"차별화된 효용성이 중요"

[양태훈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6년 각각 차세대 플렉서블(폴더블·롤러블)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과 TV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관련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세계 유일의 중·소형 및 대형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양산기술을 보유한 상태다.

이를 발판으로 관련 제품을 앞서 출시, 플렉서블 기기 시장 선점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문제는 제품의 효용성과 출시효과에 대한 확신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그렇다고 출시를 늦출 경우 자칫 '최초' 타이틀을 뺏길수도 있다는 것도 변수다. 실제로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주요 업체들은 관련 기기 출시를 위해 국내 업체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공급을 요청한 상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LG디스플레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에도 양사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인 '양면 커브드 엣지'를 두고, 공급을 논의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폴더블 기기를 출시하는 시점은 내년 4분기께가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이 시장을 리드하려면 적어도 내년 3분기에는 관련 기기를 내놔야한다"고 말했다.

◆ "올레드 TV, 성공하려면 '기존'에서 벗어나야"

IHS 등 디스플레이 관련 시장조사전문기관은 OLED TV 시장이 커지려면 액정표시장치(LCD)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도 필요하지만, 고가라도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차별점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화질, 디자인 등에서 최근 출시하는 LCD TV와 OLED TV가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소비자의 구매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 '효용성'이 필요하다는 것.

IHS 정윤성 상무는 "OLED TV가 (LCD TV를 제치고 시장의) 주류가 되려면 형태(폼팩터)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기존 LCD와 동일한 사각형의 얇은 TV 형태에 멈추면 성장에 한계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내년 롤러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 기존 OLED TV와 다른 디자인의 '롤러블 TV'를 출시할 예정인 LG전자는 효용성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이는 완전한 의미의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유닛(BLU)이 없는 OLED 디스플레이의 구조적 장점을 활용, 화면 자체를 두루마리처럼 둘둘 말 수 있는 게 특징인데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화면을 종이 수준에 가깝게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 TV를 완벽히 구현하기가 어렵기 때문.

또 롤러블 TV의 이점이 100인치 크기의 대형 TV도 커텐처럼 둘둘 말아 손쉽게 보관, 좁은 공간에서도 대형 화면으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인데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도 롤러블 TV가 시장수요를 이끌어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

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롤러블 TV가 기존 OLED TV와 다른 사용성을 제공해야 소비자들의 구매를 끌어낼 수 있는데, 기술적으로 아직 완벽한 롤러블 구현이 힘든데다 단순히 말아서 보관하는 것 외에 롤러블만의 차별화된 활용성을 찾지 못해 수요을 이끌만한 요소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신두 서울대학교 교수는 "TV가 단순히 사용자에게 영상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아닌, 모바일 기능과 융합하거나 고화질에 얇고 가벼운 OLED의 특성을 살린 벽화 대용 TV 등 새로운 사용성을 제공하는 제품군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결합이 없는 단일 제품으로는 이상을 선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폴더블 폰, 성공하려면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내년 3분기께 수년 간 준비해 온 폴더블 스마트폰 카드를 꺼낸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기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경계를 허물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과거 스마트폰 사업이 호황을 맞았듯 폭발적인 성장세를 끌어가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화면을 종이처럼 접었다 펼칠 수 있는 사용성을 제공해 접으면 스마트폰, 펼치면 태블릿PC처럼 활용할 수 있기 때문.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10년간 시장을 지배해왔던 평면 풀터치스크린 디자인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획일적 디자인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들의 광범위한 교체수요를 자극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통해 새로운 사용성을 제시해야한다는 측면에서 깊이 고심하고 있다.

현재의 폴더블 기술 수준으로는 화면을 반복적으로 접었다 펼쳤을 때,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 구김 현상이 발생해 매끄러운 화면을 제공했던 평면형 스마트폰 대비 고급스러움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

이에 삼성전자는 접히는 화면의 두께만을 얇게 가공, 나머지 화면 두께는 기존 평면(리지드) 화면과 비슷한 두께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았지만, 여전히 기존 스마트폰과의 차별점으로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낼만한 요소가 부족하다는 부분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면을 접었다 펼침에 따라 사용상의 다른 이점을 제공하는 폴더블의 이점 외에도 기존의 평면(리지드) 스마트폰과 전혀 다른 사용성을 제공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며, "폴더블이 성공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혁신과 기존 스마트폰 시장과 구별되는 새로운 요소가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터치에 대한 압력변화를 감지해 각기 다른 기능을 구현하는 3차원(3D) 터치 기술부터 폰의 기울기 등을 측정해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햅틱' 기술, 음성인식을 활용한 인터페이스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하는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인 상황.

전자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폴더블 기술을 적용한 제품임에도 평면형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사용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기존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요를 끌어내기도 힘들 것"이라며, "사용성과 디자인 기술력을 최대로 향상시키고 폴더블을 강조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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