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연초부터 우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애플이 오는 3월 반격 카드를 꺼낸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을 공개하는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는 참가하지 않고, 3월 자체 행사를 열고 신제품을 공개한다. 이 행사에서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선보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됐고 태블릿도 하향세다. 애플워치는 아이폰만큼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애플이 신제품으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3월 중순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선 예년처럼 별도의 부스를 차리거나 행사를 열지 않는다.
애플은 MWC, CES 등 글로벌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고 자체 행사를 통해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자체 행사에서 충분히 애플 제품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애플은 MWC에 집중됐던 이목을 분산하기 위해 전시회가 열렸던 같은 달인 3월에 공개 행사를 개최해 애플워치를 선보인 바 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이번 행사에서 4인치 아이폰5SE(가칭), 아이패드 에어3, 애플워치2 등을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플이 이번에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한다면 이는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애플은 매년 9월경 아이폰 신제품을 한 번만 선보였는데 올해는 상반기에 4인치 아이폰, 하반기에 '아이폰7'까지 두 번이나 새로운 아이폰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2014년부터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실용주의 노선으로 4인치와 5인치대 플러스(+)모델이 함께 공개되고 있지만 상반기에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한다는 것은 애플로서는 '파격'에 가깝다.
아이폰5SE는 아이폰6S가 아닌 지난 2013년 출시된 아이폰5S의 디자인을 적용하고,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6S 가격의 절반 수준인 40~50만원대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 신제품 전략 바뀌나 '촉각'
애플이 자존심을 버리고 아이폰5SE를 투입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건 아이폰 판매량에 빨간 불이 켜져서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애플은 13년만에 처음으로 다음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다는 전망을 내놨다. 매 분기마다 70% 이상의 성장을 보여줬던 중국 시장 매출도 10%대로 주저 앉았다. 주 매출원인 미국과 일본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줄었다.
애플은 중국 시장이 포화되자 다음 타켓으로 인도를 겨냥하고 있다. 인도는 10만~20만원대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시장에서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더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고가 전략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아이폰5SE가 출시된다면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측면이 크다.
카운터포인트 강경수 연구원은 "애플이 지난해 말에 인도에서 기습적으로 아이폰4S 가격을 인하했는데 이는 4인치짜리 시장을 확인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으로 볼때 올해 4인치짜리 아이폰을 출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애플이 아이패드에어3를 공개한다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아이패드에어3는 지난 2014년 10월 선보였던 아이패드에어2 이후 2년만에 선보이는 9.7인치 아이패드에어 시리즈다.
아이패드 판매량이 분기마다 약 30%씩 감소하면서 애플은 지난해 대화면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하기도 했지만 부진에 빠진 태블릿 시장에서 반등하진 못했다.
아이패드에어3는 아이패드에어2처럼 얇은 두께를 구현하고, 스피커 기능이 개선된다는 예측이 많다.
지난해처럼 새로운 애플워치인 애플워치2가 공개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계 줄이나 디스플레이 기능 등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애플워치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의 3분의2수준인 1천200만대다.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있지만 애플은 애플워치만으로 지난 2014년 400~500만대에 불과했던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를 3배 가까이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팀 쿡 CEO가 대화면 아이폰을 꺼내면서 안드로이드 시장을 뺏기도 했지만 이후 '넥스트'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보급형 아이폰이나 새로운 애플워치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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