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예상대로 주파수 재판매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700MHz 주파수를 향한 구글의 야심이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FCC는 31일(현지 시간) 700MHz 주파수 낙찰 기업에게 망 개방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매 규칙을 확정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하지만 논란의 초점이었던 주파수 재판매 의무화 조항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FCC가 주파수 재판매를 보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내년 1월로 예정된 700MHz 주파수 경매에 구글이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그 동안 도매가로 주파수를 재판매하는 것을 보장해 줄 경우엔 최소 46억 달러에 입찰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FCC는 이날 확정한 경매 규칙을 토대로 2008년 1월 28일까지 700MHz 주파수 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확정한 규칙에 따라 경매될 주파수는 총 62MHz다. 이 중 22MHz는 망개방 규칙의 적용을 받게 되며, 10MHz는 공공 안전 네트워크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FCC는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150억 달러 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빈 마틴 FCC 위원장은 "오늘 확정된 경매 규칙은 어느 한 업체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라면서 '공공 이익'이란 관점에서 접근했음을 강조했다.
◆만장일치 결의엔 실패
FCC의 이번 경매 규칙 투표는 만장일치를 이뤄내는 데 실패했다. 공화당 출신인 로버트 맥도웰 위원이 망 개방 조항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 맥도웰 의원이 반대를 한 것은 FCC에 참여한 이래 처음이다.
또 공화당 출신인 데보라 테일러 위원 역시 망 개방 조항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긴 했지만 반대 투표를 하지는 않았다.
반면 민주당 출신인 마이클 콥스, 조나단 아델스타인 위원은 구글과 소비자 단체들이 요구한 주파수 재판매 조항을 포함시키자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 역시 결국 전체 규칙을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 정리를 했다.
콥스 위원은 "FCC가 주파수 재판매를 도입하지 않음에 따라 미국 가정으로 연결되는 세 번째 광대역 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햇다.
구글과 소비자 그룹들은 FCC가 이날 확정한 경매 규칙을 절반의 승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새로운 네트워크에서 이동통신사가 아닌 사용자들이 단말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관련 소프트웨어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높이 평가했지만 '주파수 재판매'를 불허한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주파수 낙찰자가 도매 가격에 재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하지 않은 '망 개방'은 사실상 한계가 많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할 경우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새로운 주파수에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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