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한국 알아가기'의 과정인가? 아니면 경쟁사의 국내 검색기술을 빼내기 위한 치밀한 '정보 사냥'인가?
구글이 국내에서 사업을 본격화 화면서 이같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최근 사무실을 스타타워로 옮기고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죠.
지난해 10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 'R&D(연구개발) 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물밑에서 구글은 움직여 왔었습니다. 최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차 방한했고 구글 '개발자 데이'도 개최하는 등 가속 패달을 밟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구글의 개발자 인력을 뽑는 과정을 두고 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몇시간동안 집중적 인터뷰를 면접관 서너명과 함께 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구체적 개발 프로젝트, 소스코드 작성 등 심층적이고 입체적 면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국내 개발진들의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포털의 한 개발자는 "(구글의 면접과정에서) 정보가 유출할 수도 있다"며 "정보유출이냐 아니면 개인의 능력 검증이냐를 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면접의 정도가 몇시간에 이를 정도로 길고 구체적 프로젝트와 소스코드 작성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구글은 20여명을 채용했는데 면접을 본 인력은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채용된 20명 이외 수백명의 면접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국내 검색관련 노하우와 회사의 상황을 고스란히 구글측에 제공하게 되는 셈이죠. '면접'이라는 합법적 장치를 이용해 수 많은 개발자들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포털의 한 임원은 "구글은 지난해 10월 한국에 들어오면서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적극 받는 등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며 "그런 마당에 최근 개발자 면접을 통해 국내 검색기술 현황을 캐내는 듯한 면접방식은 기업의 정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구글은 개발자들에게는 '꿈의 회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 포털의 검색책임자는 "구글의 개발진에 대한 처우는 연봉에서부터 근무 환경까지 국내 개발진의 처우와 차원을 달리한다"며 "개발자들에게 구글은 한번 해 볼만한 일터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구글의 면접방식을 두고)정보유출이냐 개인의 능력 검증이냐는 민감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며 "면접방식을 두고 뭐하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적 상황을 구글이 알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한국 알아가기'의 한 과정일 수 있다는 평가인 것이죠. 그는 구글로서는 '너무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한뒤 "한국에 진출할 때 한국의 상황을 알아야 하고 개발자들 면접을 통해 한국적 개발상황을 체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현재 구글코리아에 채용된 개발자들중에는 국내 포털에 근무했던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홍보담당은 "몇시간씩 면접을 한다는 것은 와전된 측면이 많다"며 "면접위원들이 몇 단계를 거쳐 일대일로 면접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과 관련 "그런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면접자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며 "특히 경쟁사의 경우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면접자가 구체적으로 답변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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