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올해 하드웨어(HW) 업계는 하반기들어 숨가쁘게 돌아갔다. 2015년을 정리하며 올해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을 꼽아봤다.
◆델-EMC 인수합병
지난 10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델이 세계 최고 데이터 스토리지(storage) 기업 EMC를 670억 달러(약 76조7천415억원)에 인수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인수 금액은 전 산업 분야에서 3번째, 기술 분야에서는 가장 비싼 기록이다.
이번 인수로 델은 통합 인프라(컨버지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오라클, IBM, HP 같은 IT 기업처럼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를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간 델은 주로 서버 사업에 초점을 뒀다.
특히 EMC의 소유한 자회사 중 가상화 분야 선두 기업인 VM웨어까지 손에 넣게 되면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 역량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인수하는 과정에 세금폭탄 복병을 만나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HP '기업용-개인용' 부문 분리 후 새 출범
11월에는 미국 IT 기업 HP가 둘로 나눠졌다. 프린터·PC 사업부가 포함되는 지주회사 격인 HP 주식회사와 기업 하드웨어·서비스를 담당하는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로 분사했다.
이에 따라 한국HP도 설립된 지 31년만에 한국휴렛팩커드(한국HP)와 HP코리아 등 두 부문으로 분리됐다. 글로벌과 달리 국내에서는 '엔터프라이즈'라는 이름을 뺀 '한국HP'를 법인명으로 쓰기로 했다. 한국HP는 함기호 사장이, HP코리아는 김대환 사장이 각각 대표를 맡았다.
HPE는 앞으로 인프라스트럭처, 빅데이터, 보안, 업무환경 생산성 향상 솔루션의 4개 핵심 영역에 중점을 둔다. 독립조사기관에 따르면 이 시장은 약 1조 달러 규모다.
◆'닻 올린'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사업
국가 비상사태를 대응할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사업이 본격화했다. 재난망은 재해·재난 시 군(軍)과 경찰·소방,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통된 통신망을 사용해 재난 수습에 나설 수 있게 지원한다.
지난 10월 국민안전처는 재난망 구축 제1사업(평창) 시범사업자로 KT컨소시엄을, 제2사업(강릉·정선) 시범사업자엔 SK텔레콤을 최종 선정했다. 이어 11월에는 최종 계약이 이뤄졌다.
재난망 구축 총 사업비는 1조1천억원이 투자되며 이번 시범사업 예산으로는 약 430억원이 책정됐다. KT는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평창지역을 중심으로 약 7개월 동안에 걸쳐 세계최초로 공공안전LTE(PS-LTE) 기술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에 나선다.
◆서버 中企 보호 지정 '파장'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에는 서버와 스토리지 제품이 중소기업 보호제품이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하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일부 국내 서버 제조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HP, 델, EMC 등 외국계 IT 기업들은 오는 2018년까지 일부 공공 IT 시장 참여 제한이 불가피해지면서 논란으로 남아 있다.
국내 중소 기업들이 공공기관에 고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게 해 안정적인 매출을 얻고 기술개발을 유도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논리지만 국산 서버의 개념이 모호하고 마찬가지로 중소 기업인 외국계 IT 기업의 유통사가 피해를 입는다는 이유 등으로 애초부터 반발이 컸다.
지난해 기준 공공 x86 서버 시장 규모는 1천343억원, 스토리지는 632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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