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SW) 기업인 한글과컴퓨터와 인프라웨어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자이기도 한 두 회사는 공교롭게도 내년 1월 나란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정식 출시한다. 두 제품 모두 PC용 오피스다.
그 동안 한컴은 꾸준히 해외 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인프라웨어 역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덕분에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선 나름 성과를 쌓았지만 PC 시장은 이제 막 출사표를 던졌다.
◆한컴은 '다국어 문서번역' 제공, 인프라웨어는 '에버노트처럼 과금"
한컴이 이번이 내놓을 PC용 오피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문서번역' 기능이다. 해외 사용자들을 위해 다국어 버전을 지원할 뿐 아니라 문서를 다른 언어로 변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테면 스페인 사람이 스페인어 버전으로 한컴오피스를 설치하고 문서를 작성한 뒤 중국어로 변환이 가능하다. 영어·중국어·스페인어·중국어 등 9개 언어로 먼저 선보인다. 향후에는 클라우드 오피스인 '넷피스 24'에 통합된다.
한컴의 신제품 출시 배경을 알기 위해선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한컴은 자동통번역 세계 1위 업체인 시스트란인터내셔널와 합작 투자로 음성인식 기반 동시 통번역 전문기업 '한컴인터프리'을 만들었다. 시스트란의 번역 기술이 한컴오피스에 더해진 것이다.
한컴 관계자는 "이번 제품엔 시스트란의 번역 엔진이 활용됐다"며 "문서번역 정확도 역시 꾸준히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인프라웨어도 같은 달 PC용 오피스 '폴라리스오피스 포 윈도'를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이미 인프라웨어는 모바일 기반 클라우드 오피스를 통해 지난 1년 반 동안 3천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상태다. 가입자의 90% 이상이 해외 사용자다. 여기에 이번 PC용 오피스가 붙어 통합 오피스를 완성하면 가입자 확보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인프라웨어는 통합 오피스에 대해 문서저장·공유 서비스 '에버노트'처럼 저장공간이 아닌 트래픽 기준으로 과금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라이트 유저' 시장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한컴은 보통 월정액 과금 방식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지난해 국내 오피스 SW 사용자 1천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용자의 과반수는 하루에 한 시간 미만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인프라웨어 관계자는 "2016년 글로벌 가입자 1억명 달성이 목표"라고 전했다.
◆해외 시장 진출 '청신호'
두 회사는 우선 최근 해외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유료 서비스로 탑재되며 해외 시장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한컴은 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남미 최대 기업용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아르헨티나 '파이버콥(Fibercorp)'사에 수출하는 계약을 지난 30일 맺었다. 이 회사의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에 기본 탑재되는 것이다.
인프라웨어는 세계 5대 통신사인 프랑스의 오렌지(Orange)가 조만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클라우드 오피스인 '폴라리스 오피스'를 유료로 출시한다. 오렌지는 세계 30개국에서 2억6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통신회사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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