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데스크톱을 무엇으로 바꿔볼까.'
부산에 사는 K씨(39)는 요사이 고민 아닌 고민에 빠졌다. 거실에 두던 데스크톱이 망가져 새 PC를 장만하기로 한 K씨는 이왕에 노트북이나 태블릿PC를 사는 게 더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이 커진 것.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새로운 기기를 사용토록 하는 게 더 나을 거 같다는 마음도 생긴 까닭이다.
◆노트북 29만원대까지 떨어져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대학생을 겨냥한 이른바 '아카데미' 버전 노트북이 최저가 자리를 채웠다. 이런 아카데미 버전이라 할 지라도 그 가격은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이는 성능을 높이는 대신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는 제조사들의 전략 때문이었다. 하지만 불과 10여년 만에 우리나라에서도 노트북은 30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일용품'의 반열에 올라서고 있는 셈이다.

모뉴엘이라는 중견기업이 내놓은 29만8천원의 모뉴엘 N01D 모델은 최근 롯데마트에서 '통큰 넷북' 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제품은 윈도7 운용체계(OS)를 내장하고서도 20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초기 물량 1천대가 매진됐다. 이보다 앞서 대만 에이서는 29만9천원의 리눅스 운용체계(OS)를 탑재한 'D255' 모델을 출시해 주목받기도 했다.
최신 게임이나 화려한 3D 그래픽 등을 이용하려는 고객이라면 이런 제품보다 고성능 컴퓨터를 구입해야겠지만, 초등학생, 중학생 등의 학교 숙제나 인터넷 활용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점에서 실속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굳이 초저가를 골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은 70만~100만원 가량의 중저가 노트북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아이폰의 인기를 등에 업은 애플은 11인치 화면의 '맥북에어' 신제품을 내놓고 바람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하면 떠오르는 것이 예쁜 디자인과 높은 가격이었지만, 맥북에어 조차도 가격을 낮춰 129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면서 "연간단위로 지금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노트북 판매량이 데스크톱을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저가 넷북 구입자들 대부분이 이미 노트북 등의 경험자들로, 자녀들이 쓰기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중저가 노트북을 구입해 선물하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거실 등의 공간활용을 위해 화면이 큰 노트북 제품이 데스크톱을 밀어내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태블릿을 구입해봐?
노트북뿐만 아니라 태블릿PC 역시 가족용 데스크톱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K씨 역시 KT 아이패드 출시 이후 데스크톱 대체재로 아이패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K씨는 "월별 이용료가 비싸서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가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진 못했지만, 스마트폰을 장난감 다루듯 하는 요즈음 아이들에겐 아이패드같은 제품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태블릿PC 제품은 KT가 내놓은 애플의 아이패드와 삼성전자가 만든 갤럭시탭 등 두가지. 출고가를 비교해보면 아이패드가 70만원대, 갤럭시탭은 90만원대. 물론, 약정할인과 보조금 등을 활용하면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다.
아이패드의 경우 저장 용량에 따라 16기가(GB)와 32GB, 64GB 세가지 모델이 출시됐다. 2년 약정가입을 전제로 2GB 제품은 월 기본료 2만7천500원, 4GB는 4만2천500원을 내야 한다. 기본 데이터를 초과해 사용할 경우 1MB당 약 51.2원의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와이파이(WiFi) 전용 제품의 경우 63만원 가량을 일시불로 지급하면 구입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10인치 화면으로, 아이패드 이용자들은 일반 PC에서 이용할 때보다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며 "책보기, 멀티미디어 활용 등 미래형 교육 PC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탭은 현재 SK텔레콤의 데이터요금제 T로그인에 12개월, 18개월, 24개월로 약정 가입해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탭의 경우 아이패드와 달리 5만5천원에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적으로 꼽는 이들도 있지만, 월 5만원이 넘는 요금제 가입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이들도 많다.
갤럭시탭은 음성통화도 이용할 수 있는데, 무료 음성통화 300분에 무료문자 200건이 무제한 요금제에 제공된다. 갤럭시탭은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같은 7인치 크기의 제품으로, 가지고 다니기 편리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 이들도 많다. 그 대신 화면 크기가 작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동일조건시 가격 비교표
16GB-2년약정 | 아이패드 | 갤럭시탭 |
2GB | 105만원(요금 2만7천500원X24+단말 39만원) | 130만5천원(요금 2만4천원X24+단말 72만원) |
4GB | 123만8천400원(요금4만2천500원X24+단말 21만8천400원) | 143만7천600원(2만9천900원X24+단말 72만원) |
8GB | 없음 | 180만9천원(요금 4만5천원X24+단말 72만둰) |
무제한 | 없음 | 158만4천원(요금 5만5천X24+단말 26만7천원) |
태블릿 제품의 경우 아직까지 한글 파일의 '뷰어'만 제공하고 있어 불편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글콘텐츠가 부족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확산으로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태블릿 제품만 하더라도 요금제와 단말 할부금, 약정 기간에 따라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은 용도에 맞게 꼼꼼히 따져본 후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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