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해변의 모래 위를 거침없이 질주하는 로봇이 개발됐다. 초속 3.03m의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이 모래와 같이 변형하는 지형에서도 민첩하고 견고하게 보행할 수 있는 사족 로봇 제어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황보 교수 연구팀은 모래와 같은 물질로 이뤄진 지반에서 로봇 보행체가 받는 힘을 모델링하고 이를 사족 로봇에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전 정보 없이도 다양한 지반 종류에 스스로 적응해가며 보행하기에 적합한 인공신경망 구조를 도입해 강화학습에 적용했다. 학습된 신경망 제어기는 해변 모래사장에서의 고속 이동과 에어 매트리스 위에서의 회전을 선보이는 등 변화하는 지형에서의 견고성을 입증했다. 사족 보행 로봇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강화학습은 임의의 상황에서 여러 행동이 초래하는 결과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이용해 임무를 수행하는 기계를 만드는 학습 방법이다. 이때 필요한 데이터의 양이 많아 실제 환경의 물리 현상을 시뮬레이션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모으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보행 로봇 분야에서 학습 기반 제어기들은 시뮬레이션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서 학습된 이후 실제 환경에 적용돼 다양한 지형에서 보행 제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바 있다.
다만 학습한 시뮬레이션 환경과 실제 마주친 환경이 다른 경우 학습 기반 제어기의 성능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 실제와 비슷한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형하는 지형을 극복하는 학습 기반 제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뮬레이터는 비슷한 접촉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입상 매체의 추가 질량 효과를 고려하는 지반 모델을 기반으로 보행체의 운동 역학으로부터 접촉에서 발생하는 힘을 예측하는 접촉 모델을 정의했다.
시간 단계마다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접촉에서 발생하는 힘을 풀이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변형하는 지형을 시뮬레이션 했다.
연구팀은 또한 로봇의 센서에서 나오는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하는 순환 신경망을 이용함으로써 암시적으로 지반 특성을 예측하는 인공신경망 구조를 도입했다.
학습이 완료된 제어기는 연구팀이 직접 제작한 로봇 ‘라이보’에 탑재돼 로봇의 발이 완전히 모래에 잠기는 해변 모래사장에서 최대 초속 3.03m의 고속 보행을 선보였다. 추가 작업 없이 풀밭, 육상 트랙, 단단한 땅에 적용됐을 때도 지반 특성에 적응해 안정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뮬레이션과 학습 방법론은 다양한 보행 로봇이 극복할 수 있는 지형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로봇이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기계공학과 최수영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논문명 : Learning quadrupedal locomotion on deformable terrain)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1월 8권 74호에 출판됐다.
제1 저자인 최수영 연구원은 “학습 기반 제어기에 실제의 변형하는 지반과 가까운 접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변형하는 지형에 적용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보였다” 며 “제시된 제어기는 지형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적용될 수 있어 다양한 로봇 보행 연구에 접목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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