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움직인다"…뜨거워진 주택시장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주택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생애 처음 주택 매수에 나선 30대 계층이 크게 늘었다. 가격 상승세가 강남권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 의견은 분분하다.

1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생애 최초로 서울 집합건물(빌라·오피스텔·아파트 등)을 매수한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30대는 1962명으로 전월(1346명) 대비 616명(45.7%) 늘었다. 지난해 10월 2523명 이후 최고치다.

가장 매수세가 강했던 지역은 송파구로 전체 매수자의 7.85%인 154명이 몰렸다. 2023년 5월 전체 매수자의 10.11%가 매수한 바 있는데, 약 1년 9개월 만에 30대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강서구와 영등포구에 126명이 매수해 송파구의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금융당국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매수세가 한풀 꺾였지만 2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다시 한번 불붙고 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송파구는 강남·서초구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지하철 2호선이 있어 강남권과 시청 등 주요 업무 지역으로 이동이 편해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지역"이라며 "잠실 업무지구와 삼성동 등 배후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말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대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한 점도 매수세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한 달 만에 600건 이상 늘어난 서울뿐 아니라 대구(783명→1430명), 부산(692명→750명), 충북(284명→697명), 전남(316명→691명) 등 전국에서 주택 매수에 나선 수요자가 전월 대비 늘었다.

7월부터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확대 시행될 예정인 만큼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 수 있다. 3단계가 시행되면 스트레스 금리가 100%로 늘어나고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기타 대출에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돼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다. 스트레스 DSR가 확대 시행되기 전 주택 매수에 나서는 수요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새로 주택을 매수하려는 수요자가 몰리면서 주택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1주(3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68% 상승했다. 2021년 6월 마지막주를 기준(100)으로 가격 흐름을 분석한 매매가격지수도 110.13으로 같은 기간 강남구(110.12)보다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팔랐다.

뜨거워지는 주택 시장…집값 전망은 오리무중

강남권에서 시작된 상승세는 마포와 용산, 성동구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지역 주택 가격이 일정 수준 상승하면 매수세가 덜 오른 인근 지역으로 건너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다만 주택 매수시점의 적절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분분하다. 향후 대출 금리 향방과 대내외 경제 상황이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만큼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당분간 서울 주택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만큼 무주택자는 자산을 구입해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주택 시장 온기가 주변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고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있어 주택 매수에 나쁘지 않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반면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크다"면서 "고용 시장도 좋지 않고 글로벌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무리해서 주택을 매수할 시점은 아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