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보, 상반기 적자...디지털 전략 차별화 '시급'

[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올 상반기 당기순손익 167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2020년 출범한 하나손보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취임한 김재영 하나손보 대표가 성장 동력으로 디지털 기반 사업에 주력하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미니보험 시장의 경쟁자가 속속 등장하면서 연간 실적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보는 지난 1분기 53억원 당기순손실을 시현한 데 이어 상반기도 16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5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 달리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하나손보는 금리 인상기에 따른 평가손익 하락으로 투자 이익이 감소하고 법인세가 늘어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손보의 지난해 상반기 법인세 비용은 29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하나손보가 자동차보험 부문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손보의 상반기 누적(가마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5%로 전년 동기(84%) 대비 3.5%포인트 올랐다. 올해 초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손해율 개선세로 3월 80%를 기록했다. 다만 이후 거리두기 해제로 4월 88.2%, 5월 91.6%로 점차 손해율이 악화됐다.

그러나 하나손보는 자동차 손해율 악화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자동차보험 영업 부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자동차보험 상품인 '에듀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외 하루 단위로 가입할 수 있는 '원데이자동차보험'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원데이자동차보험은 올 상반기 기준 누적 약 4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인 53억원과 비교해 상반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며 올해 연간 100억원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손보에 따르면 비대면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원데이자동차보험의 주 고객은 MZ세대로, 고객 1명당 연간 평균 3~4회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하나손보는 디지털 손보사를 표방하며 1만원 안팎의 저렴한 보험료로 실질적인 보장 혜택을 제공하는 미니보험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외에도 레저·운전자·귀가안심 등 가성비 높은 원데이 시리즈 상품으로 M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3분기 카카오페이손보가 미니보험 상품을 앞세워 보험 시장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략 마련도 필요한 시점이다.

플랫폼이 무기인 카카오손보는 동호회·휴대폰 파손·자동차·해외여행 등 비대면 보험 시장을 공략할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카카오 계열사 연계 상품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손보는 미니보험 상품에 주력하지만 저렴한 보험료로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카카오손보와 차별화된 전략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하나손보는 하반기에도 디지털 기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새 수장에 오른 김재영 대표의 디지털 역량 강화 전략에 발맞춘 행보다.

김 대표는 취임 당시 "새로운 보험시장질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B2B2C 제휴를 확대할 것"이라며 "D2C 채널 강화 통한 경쟁력 제고와 기존 사업의 효율적 성장, IFRS 도입에 맞춘 자본과 손익의 관리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상반기 미니보험 상품에서 성과를 낸 만큼 원데이 시리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보험 상품 등을 판매하기 위한 디지털 기반의 제휴 채널 확대와 상품 경쟁력 등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