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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업계, LFP 배터리 반등론에 '글쎄요'…왜


배터리 3사 대응 전략 각기 달라…문제는 무게와 낮은 에너지 밀도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최근 테슬라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까지 일부 전기차에 한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로 인해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중국 배터리사들과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배터리사들의 '위기설'까지 대두됐다.

그럼에도 국내 배터리사들은 LFP 배터리에 대해 계속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이는 LFP 배터리가 가격과 안전성 측면에서 매력적이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력 생산 중인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테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테슬라]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가 보급형 모델 배터리를 LFP 배터리로 모두 바꾸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의 올라 켈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도 일부 전기차에 한해 LFP 배터리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포드 등도 LFP 배터리 사용을 검토 중이며, 애플카 생산을 추진하는 미국 애플도 LFP 배터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가 주목받는 데는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성이 적기 때문이다. 특히 저가·보급형 전기차 시장 확대와 맞물리면서 구식 기술로 인식됐던 LFP 배터리에 대한 주목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으로 만드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성능은 떨어진다. 다만 값 비싼 금속인 코발트 대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철을 사용해 제조원가가 삼원계 배터리 대비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폭발 위험성도 커지는 데 LFP 배터리는 니켈 대신 철을 함유해 폭발에 대한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개발·상용화하겠다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수립, 추진 중이다. 그러나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 조짐에 그간 고수해오던 전략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모습들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전략 수정을 공식화한 곳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9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LFP 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급속 충전 등을 갖춘 LFP 배터리를 양산할 목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LFP 배터리에 대해 의문을 남겼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LFP 배터리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 존재한다"며 "에너지 밀도가 낮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이 다양한 OEM에 대응이 가능할지 일부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개발을 전기차용 외 다른 쪽으로 한정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당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우선 적용하기 위해 개발 중"이라며 "LFP 배터리는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이를 극복하는 게 배터리 업계의 공동 숙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일찍부터 LFP 배터리에 대해 미래 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올해 1월 28일 진행된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FP배터리의 시장 전망에 대해 "점유율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손 전무는 LFP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삼원계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선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격 하락도 이끌어 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삼원계 배터리가 시장 내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무게에 대한 문제와 에너지 밀도가 낮아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며 "뒤늦게 뛰어들어서 중국 배터리사들과 경쟁할 만한 메리트가 없다. 한정된 연구개발(R&D) 인력을 나눠서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는 것은 인력낭비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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