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김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다우데이타 지분을 올해 들어서만 네 차례나 자녀가 최대주주로 있는 이머니에 매각했다. 일종의 상장주식 매매를 통한 지배권 승계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머니의 다우데이터 지분은 지난해 말 22.27%에서 이날 현재 28.55%로 높아지면서 김 회장과의 지분 격차를 어느새 6%대로 좁혔다.
앞서 다우데이타는 지난 3월23일과 24일 각각 14만143주, 2만5천735주의 자사주를 이머니에 매각했다. 이튿날인 25일에는 김 회장이 직접 다우데이터 주식 94만주를 이머니에 팔았다. 사흘간의 매각 규모만 무려 57억3천700억원어치다.
김 회장은 지난 4월20일에도 이머니에 130만주를 추가로 매각했다. 주당 처분단가는 7천650원으로 총 1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로써 이머니의 다우데이타 지분은 불과 두 달 만에 6.28%포인트나 늘어나 28.55%를 나타냈다. 최대주주인 김 회장(34.79%)과의 지분 차이도 6.24%로 바짝 따라붙게 됐다.
이머니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최대주주(33.13%)인 회사로 다우데이타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더욱이 김동준 대표는 개인 명의로도 다우데이터 지분 3.39%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이들 부자(父子)의 지분 차이는 2.85%에 불과하다.
다우데이타는 다우키움그룹의 최상위에 있는 지배기업이다.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다우데이타와 다우기술, 키움증권 순으로 이어진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다우데이타의 다우기술 지분율은 44.85%, 다우기술의 키움증권 지분율은 48.33%다.
여기서 키움증권은 다시 키움투자자산운용과 키움저축은행, 키움예스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키움인베스트먼트와 키움캐피탈에 대한 지분율도 각각 96.55%, 98%에 달한다.
때문에 김동준 대표의 이머니는 다우데이타 지분을 많이 확보할수록 다우키움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 김 회장이 이머니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경영승계 작업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김 대표는 1984년생으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회계학 학사와 코넬대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다. 이후 2009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근무하다 2011년 퇴사한 뒤 그룹 계열사인 사람인HR과 이머니, 다우기술 등에서 근무했다.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은 건 2018년 3월부터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기업지배구조 리뷰 연구논단에서 "다우키움그룹에서는 총수인 아버지가 핵심 계열회사의 주식을 자녀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매각하는 방법이 동원됐다"며 "특히 지난 3~4월 주가가 폭락한 시점에 매각이 이뤄져 증여효과와 양도소득세 절감효과를 모두 봤다"고 분석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