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타고 'ai.kr' 도메인 인기…삼성·네이버 등 대기업도 선점 경쟁 [AI브리핑]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AI 열풍이 도메인 시장까지 강타했다. 국내에서도 'ai.kr'을 필두로 한 신규 3단계 도메인이 출시 2주 만에 6000여 건 등록되는 등 기업들의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3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 5일 일반 등록이 시작된 신규 3단계 kr도메인 등록 건수가 2주 만에 6120건을 기록했다. 이중 'ai.kr'이 2742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등록 건수의 약 45%에 해당하는 수치다.

신규 3단계 kr도메인이란 기존 '.kr' 국가 도메인 앞에 특정 키워드가 추가된 형태다. 새로 추가된 도메인은 △ai△it △io △me 등 총 4개다.

예를 들어 '회사명.ai.kr'식으로 구성된다. 'ai.kr'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io.kr'은 입출력(Input/Output), 'it.kr'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me.kr'은 개인을 의미하는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KISA는 국내 이용자 설문조사에서 84.5%가 이들 도메인 생성에 찬성했다는 결과를 토대로 도입을 결정했다.

KISA는 상표권자 보호를 위해 일반 등록에 앞서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올해 1월 17일까지 상표권자 우선 등록 기간을 운영했다. 이 기간 동안 총 828건의 신청이 접수됐으며, 자격 요건을 충족한 774건이 등록됐다. 우선 등록 기간에도 'ai.kr'이 260건으로 가장 많았고, 'it.kr'(208건), 'io.kr'(185건), 'me.kr'(175건) 순이었다.

특히 KISA는 AI 기술 확산으로 '앵귈라(Anguilla)'의 국가 최상위 도메인인 '.ai'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점에 주목했다.

이정민 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은 "한 도메인 중개 사이트에서는 'ai.com'이 143억원에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ai' 도메인은 현재 약 50만 건이 등록됐으며, 연간 등록 비용은 140~150달러(약 20만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ai 도메인은 기본 2년 등록에 초기 비용이 30만원 정도 들지만, 국내 ai.kr은 평균 2만원 내외로 저렴해 접근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일반 등록 첫날 흥미로운 기록도 나왔다. 출시 당일인 3월 5일 오전 10시 6초에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먼저 도메인을 등록했다. 가장 긴 도메인을 등록한 기업은 삼성전기(samsungelectromechanics)로 기록됐다.

.ai.kr에 시큐리티, 메타, 크립토, 클로버, 패스트, 스타트 등의 단어를 결합한 도메인이 인기를 끌었다. io 도메인에서는 rad.io(라디오), aud.io(오디오) 등의 창의적인 조합도 나왔다.

일반 등록 첫날 3933건이 등록됐지만, 2주 후에는 6120건으로 등록 수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첫날 선점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준다.

네이버, 카카오, SK플래닛, 한글과컴퓨터, 이스트소프트, 리멤버, 사람인, 야놀자 등 IT·플랫폼 기업은 물론 KT, KBS, MBC, EBS 등 통신·방송사와 LG, CJ, SK C&C, 현대·기아자동차, 롯데건설, SPC 등 제조·유통 기업까지 가세했다. 171개 기업 및 개인은 동일한 상표로 네 개 도메인을 모두 등록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국가도메인은 대한민국 주소지가 있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해외 사이버스쿼팅(타인의 상표나 브랜드명을 도메인으로 선점해 되팔려는 행위)을 방지하고 국내 사용자가 원하는 이름을 등록할 수 있어 더 안전하다"며 "해외 .ai 도메인은 국내 기업이 등록해도 전액이 외화로 빠져나가는 반면, ai.kr은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