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이하 한소협)가 '외우내환'에 봉착해 있다. 안팎에서 각종 의혹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난 1일부터는 정보통신부 종합감사를 10년만에 받고 있다.
정통부는 감사사유에 대해 연초 세운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점 외에는 뚜렷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들이 도화선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외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소협은 소프트웨어 업계를 대표하는 협단체이며,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른 법정단체다. 그런데도 한소협이 끝임없는 잡음에 휘말려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사이에 소프트웨어 업계는 GS인증협회와 공개SW협회, IT서비스산업협회 등의 잇딴 출범으로 사분오열된 지 오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소협이 대표단체라는 타이틀을 지키고 싶다면 각종 의혹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거듭나는 수밖에 없다.
그냥 덮고 가기에는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이 결코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한소협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공공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해마다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자 신고제를 도맡아 운영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편법적인 방식으로 유료화를 해 6천여기업들로부터 모두 3억원의 부당수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나아가 이에 대한 사과문 대신, 통상회원제에 대한 설명을 골자로 하는 공지메일만을 돌려 대충 무마하려 했으며, 관리감독기관인 정통부도 마땅한 책임을 묻는 대신에 적당히 덮고 가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지난 해 11월 1일 전직원 월례조회 때 한 직원이 제기한 '간부의 불미스러운 행위 방지 요구' 건과 함께 관련 내부고발 건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와관련, 경영진은, 내부감사에게 익명으로 관련 내용을 제보한 내부 직원을 찾아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사실상 해고하기도 했다. 해당 간부는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사자를 비롯해 최근 퇴사한 관계자들은 "불미스러운 행위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해 논란만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또 협회는 지난 해 적잖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도 지난 2년간 임금을 27.5%~32%까지 큰 폭으로 높인 데다, 고위간부의 전용 승용차를 고급 차종으로 바꾸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해 왔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납품 건과,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서 몇몇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한소협 경영진은 이에 대해 "내부 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로 퇴사한 전직 직원들이 불만을 품고 악성루머를 유포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제기되고 있는 관련 의혹들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쉽사리 수그러들 분위기가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소협은 최근 내부 감사 뿐 아니라 정통부 감사를 받고 있다. 한소협은 잇딴 피감을 계기로 주위의 의혹을 말끔하게 씻고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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