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최란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향방을 가를 운명의 날이 밝았다.
최윤범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박탈하려는 영풍·MBK파트너스(MBK) 연합은 지난달부터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매수해왔고 1차로 10일 연장 끝에 14일 마감한다. 이 공개매수에 얼마나 많은 주주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달라진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일가가 33.13%,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가 15.64%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 현대자동차 등이 보유한 16.4%도 최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고려아연 자사주가 2.4%, 국민연금 보유 주는 7.83%다.
이 밖에 해외 기관 투자자를 포함한 나머지가 24.6%다.
현재 보유 지분만으로 보면, 최 회장 일가와 우호지분을 모두 합해 33.99%, 영풍·MBK측은 33.13%를 보유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주식은 약 20% 가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이 유통주식 가운데 누가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하느냐가 이번 싸움의 핵심이다.
영풍·MBK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3만원에 최대 302만4881주(14.6%) 사들이는 것이 목표다. 영풍·MBK 측은 공개매수를 시작할 때부터 최소 7%를 확보하겠다고 밝혀 7%가 경영권 향배를 가를 1차 변곡점으로 여겨진다.
MBK 측은 7%만 매수해도 의결권 있는 주식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과반 이상이 되기 때문에 최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14일 마감되는 공개매수에 고려아연 전체 지분의 7%가 응한다면 MBK가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이에 맞서 전체 주식의 약 20%인 414만657주를 89만원에 매수하는 게 목표다. MBK보다 6만원 더 비싼 가격에 유통물량의 거의 대부분을 사들이겠다는 전략이다. MBK 공개매수에 응할 이유를 없게 만든다는 의미다.
그런데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물량은 자사주가 되기 때문에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 된다. 결과적으로 다른 주주의 의결권 비중이 늘어나게 된다. 다만 최 회장 측 우호세력으로 합세한 베인캐피탈이 매수할 계획인 2.5%는 의결권을 갖는다.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베인캐피탈이 2.5%를 확보한다는 전제하에 영풍·MBK가 3%미만의 주식을 확보하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 1%가 아쉬운 양측으로서는 영풍정밀 지분 매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가지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꼽힌다. 고려아연과 영풍·MBK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은 각각 3만5000원과 3만원이다.
양쪽이 매수하려는 고려아연 주식 유통 물량 가운데는 해외 기관투자자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전체 주식에서 외국인 투자자 주식 보유 비율은 약 18%다.
이 때문에 양측은 공개매수에 응할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매각 후 얻게 되는 소득에 대한 세금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14일에 영풍·MBK파트너스(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마감되도 양쪽의 승부가 곧바로 갈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분 싸움이 아주 미세해 1차 승부 이후에도 대결이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14일 마감 결과는 최종적으로 17일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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