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엘앤에프의 양극재 미국 공장 건설 불허 소식이 증권가의 화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위원회는 지난 14일 엘앤에프의 미국 공장 건설을 심사한 뒤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는 우려한다. 미중 무역 분쟁을 기점으로 바이든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자국 생산 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기반 산업 중 하나인 2차전지 분야가 성장과 위기의 기로에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2차전지 시장인 중국은 현지 정부의 비정상적인 지원과 규제로 선두를 놓친 시장이지만 미국은 한국 2차전지 기업들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일단 엘앤에프의 95~96%의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기술은 국내 유일(90% 이상 니켈 함량 양극재 대량 양산 기업은 엘앤에프 한 곳)하며 정부 지원을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핵심 기술 지정은 동의한다.
보도자료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 산업부는 ▲해외유출 시 국내 산업경쟁력과 국가안보에 부정적 영향 우려 ▲기술이전에 대한 구체적 사유 부재 ▲기술 보호·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대책 부족 등을 불허 이유로 꼽았다.
여기서 기술 탈취가 암암리에 발생했던 중국 케이스들처럼 이번 사례를 봐야 했는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특히 미국은 우방국이며 엘앤에프의 미국 파트너(JV)는 현지 배터리 리사이클 업체인 레드우드머티리얼스다.
또한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국내 배터리 셀업체들이 우위를 점한 곳이다. 투자는 타이밍이다. 엘앤에프는 2∼3개월 뒤에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재심의가 있다고 하니 준비 과정을 거쳐 재차 미국 공장 건설 계획 승인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것은 빈틈이다. 바이든 정부는 정책적으로 중국 2차전지 관련 기업을 제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한국 정부의 규제를 틈타 미국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번 케이스는 비단 엘앤에프만의 문제로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을 받은 소재 업체들의 보안정책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 라인과 지원책으로 조율을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기술 보안 측면에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2차전지 소재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정부의 현명한 지원이 필요하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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