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오늘은 웃는날이죠."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한비는 지난달(12월) 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원정 경기가 끝난 뒤 코트에서 눈물을 흘렸다.
페퍼저축은행은 당시 흥국생명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이한비에게는 '친정팀'과 경기여서 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승리를 거둘 수 도 있던 경기를 놓쳤다는 후회로 자책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후에도 패배가 쌓였다. 신생팀이라는 한계도 있었고 젊은 선수로 구성돼 기존팀들과 견줘 전력 차가 났지만 연패가 길어졌다.
그러나 지난 18일 광주 염주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IBK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17연패에서 벗어났고 올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홈 코트에 승리했다. 또한 승점3을 얻은 경기도 이날이 처음이 됐다.
이한비는 "경기가 끝난 뒤 울컥했다. 그런데 참았다. 오늘은 웃는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8점을 올렸다. 23점을 기록한 '주포' 엘리자벳(헝가리), 11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한 박경현에 이어 팀내 3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이한비는 공격성공률은 23%로 낮았지만 1~3세트 고비마다 상대 추격 흐름을 끊는 브레이크 포인트를 여러 번 성공했다. 특히 3세트 막판 팀 승리를 확정하는 스파이크를 코트에 꽂았다.
그는 "24-21 상황이었지만 긴장이 됐다"며 "여기서 실점하면 흐름이 상대팀쪽으로 넘어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픈 공격을 시도한 뒤 팀 동료들이 내쪽으로 뛰어오는 걸 보고 '이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3세트 마지막 상황을 되돌아봤다.
이한비는 "무엇보다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게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한비를 비롯해 코트로 나온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은 '집중'에 포커스를 맞췄다.
엘리자벳은 "2세트 따낸 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며 "그래서 더 집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경기 내내 팀동료들과도 그렇게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4라운드 팀 일정을 모두 마쳤다. 올스타 휴식기를 포함해 오는 30일까지 선수들은 모처럼 경기 일정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광주=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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