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승부를 떠나 선배 사령탑을 걱정하는 마음이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지난 17일 광주 염주체육관(페퍼스타디움)에서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을 만났다.
두 팀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4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전날 코트 적응 훈련을 위해 선수들은 체육관으로 왔고 김호철 감독은 김형실 감독과 마주했다. 두 사령탑은 대신고-한양대 선, 후배 사이다.
김호철 감독이 선수 은퇴 후 줄곳 남자팀에서 지휘봉을 잡았고 김형실 감독은 여자팀에서 사령탑을 오래 지냈다. 두 감독은 올림픽도 함께 나간 적도 있다. 1984년 LA대회로 김호철 감독은 당시 남자대표팀 세터로, 김형실 감독은 여자대표팀 코치로 있었다.
V리그 출범(2005년 겨울리그)때는 나란히 지도자로 만났다. 김호철 감독이 현대캐피탈(남자부), 김형실 감독은 KT&G(현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각각 잡았다. 그런데 남녀팀으로 달라 서로 접점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김호철 감독이 올 시즌 개막 후 서남원 전 감독에 이어 IBK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으며 선, 후배는 여자부 V리그 코트에서 마주하게 됐다.
김호철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현장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형실 감독과)어제(17일) 만나서 서로 걱정했다. 내게는 첫승을 축하한다고 해서 '빨리 연패를 끊으셔야한다'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경기 전까지 17연패 중이다.
신생팀이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돼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연패가 너무 길어지고 있다. 그런데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개막 후 1라운드에서 V리그 참가 후 첫승을 신고했다. 상대팀이 IBK기업은행이었다.
공교롭게도 IBK기업은행이 시즌 개막 후 7연패 사슬을 끊은 상대팀도 페퍼저축은행이었다. 서 전 감독이 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동안 거둔 마지막 승리가 됐다.
김형실 감독은 "전력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다"며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가 버티고 있는 IBK기업은행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조금 벅찬 건 사실이다. 선수들에게는 결과를 떠나 매 세트 한 점에 집중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형실 감독에게는 고민이 있다. 주포 노릇을 해야하는 엘리자벳(헝가리)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어서다. 김형실 감독은 "엘리자벳은 지난 일주일 동안 제대로 연습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수술을 받지 않게됐지만 박은서도 인대쪽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 그러나 김형실 감독은 "엘리자벳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박은서도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하고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령탑은 사전 인터뷰 장소에서 다시 한 번 마주했고 덕담을 나누며 격려했다. 김형실 감독은 김호철 감독에게 "살살 좀 하라"고 농담도 건넸다.
/광주=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