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5월 신규 상장한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첫날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대어급 기업공개(IPO)의 ‘무조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후 상한가)’ 공식도 깨졌다. 여기에 하반기 전망까지 엇갈리면서 유동성 장세를 바탕으로 호조세를 보였던 IPO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하이제6호스팩, SKIET, 에이치피오, 씨앤씨인터내셔널, 샘씨엔에스, 엔에이치스팩19호, 삼성스팩4호, 삼영에스앤씨, 진시스템, 제주맥주 등 10개사다.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한 7개사가 신규 상장했다.
이중 상장 당일 따상을 기록했던 종목은 삼영에스엔씨 한 곳에 불과했다. 삼영에스엔씨는 상장 첫날 공모가(1만2천원)의 2배인 2만2천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오후 들어 상한가(30.0%)를 기록한 채 거래를 마무리했다.
SKIET는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인 21만원에 형성했지만 첫날 26.4% 이상 빠지며 거래를 마쳤다. 이후 지난 11거래일 동안 이틀을 제외하곤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현 시세는 시초가에 비해 32.6% 하락한 14만1천500원이다. 다만 공모가에 비해서는 34.8%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다음달 예정된 기관의 1개월 의무 보호예수 물량(270만264주)이 해제되면 SKIET의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신규 상장한 제주맥주는 시초가를 공모가(3천200원)보다 높은 4천780원에 형성했다. 장중 6천40원까지 올라갔다가 장 막판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시초가 대비 2.51% 오른 4천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치피오, 씨앤씨인터내셔널, 샘씨엔에스, 진시스템 등 4종목은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시초가를 형성했다.
5월 상장 종목 중 공모가 기준으로 살펴보면 주가가 내린 종목보다 오른 종목이 더 많았다. 제주맥주(53.1%), 삼영에스앤씨(43.2%), SKIET(34.8%), 샘씨엔에스(16.8%) 등이다.
다만 시초가를 기준으로 보면 현 주가가 더 높은 곳은 샘씨엔에스, 제주맥주 등 2종목에 불과하다.
공모가 대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기업은 에이치피오(-18.4%)다. 진시스템(-13.0%)과 씨앤씨인터내셔널(-10.2%) 등도 공모가보다 현 주가가 더 낮다. 시초가 기준으로는 SKIET의 주가가 가장 많이 빠졌다.
한풀 꺾인 공모 시장 분위기에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크래프톤을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등 수조원 대 가치로 평가받는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열풍은 지난해 가파른 증시 회복과 함께 유동성이 자본시장으로 몰리면서 시작된 측면이 강했다”며 “올해 하반기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고 상장 예정인 종목들의 장외 주식 가격이 과열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어 예전처럼 공모주에 투자하면 무조건 수익이 난다는 인식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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