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2016년부터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급격히 증가하며 중소기업에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최저임금 연평균 상승률은 아시아 18개 국 중 1위로, 절대적인 최저임금 수준 역시 제조업 비중이 낮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고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제노동기구(ILO) 등의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 2011년 이후 아시아 18개국의 최저임금 변화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한국의 최저임금 연평균 상승률은 9.2%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대 초반 두 자릿수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률을 기록한 중국(3.2%), 베트남(6.0%)보다 3~6%포인트(p) 높고, 아시아 역내 제조 경쟁국인 일본(2.9%), 대만(4.4%)과 비교해도 한국이 높다. 같은 기간 아시아 평균 4.6%보다는 2배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1~2015년 기간까지만 해도 한국의 최저임금 연평균 상승률은 6.6%로 아시아 국가 18개 국 중 중간 수준이었다. 이 기간에는 라오스(26.8%), 캄보디아(20.4%), 베트남(18.9%), 중국(12.1%) 등이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면서 아시아 국가의 평균 상승률은 8.3%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은 저소득계층 소득향상정책에 따라 12.1%를 올렸다.
그러나 최근 5년 사이 우리나라가 최저임금 상승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연평균 상승률이 아닌 절대 최저임금으로도 한국은 사실상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9년 현재 한국의 절대 최저임금은 전 세계의 물가와 환율이 동등하다고 가정했을 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인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으로 살펴보면 2천96달러(약 234만원)이다. 달러로 환산할 경우 1천498달러(약 167만원)로 아시아 18개국 중 3위다.
전경련 관계자는 "제조업 비중이 낮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할 경우 실질적으로 1위"라며 "이는 한국 대비 국내총생산(GDP) 3.1배, 1인당 GDP 1.3배인 일본을 추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현 정부 출범 이후 전개된 소득주도 성장전략에 따라 2018년, 2019년 2년 연속 10% 이상 한국의 최저임금이 인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노동생산성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2019년 아시아 18개국의 국가별 물가상승율을 감안한 실질 최저임금 증가율과 노동생산성 증가율간 격차는 베트남(6.2%p), 라오스(4.5%p), 캄보디아(4.2%p), 태국(3.5%p), 한국(3.3%p) 순으로 높았다. 수치가 플러스(+)인 경우 노동생산성이 개선되는 속도보다 임금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 한국의 이같은 격차 수치는 경쟁국 일본(0.5%p), 중국(–0.8%p), 대만(1.6%p) 등 3개국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난 해 10월 영국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보고서는 "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드라이브를 건 소득주도성장이 중소기업에 비용부담만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가 최저임금을 동결한 가운데 국내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작년 7월 2021년 최저임금(시급)을 1.5% 인상한 8천720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며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2022년 최저임금을 최종 동결해야 하고, 아시아 경쟁국과 같이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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