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왕좌'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에 힘을 주고 있다. 주춤하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경쟁사들의 빈자리를 공략하기 위해 '가성비폰'을 앞세우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7일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을 열고, 갤럭시A52·갤럭시A52 5G·갤럭시A72 등 갤럭시A 시리즈 스마트폰 3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보급형 모델을 내세워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 하반기에 갤럭시 노트 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언팩 행사를 진행해왔다.
새로워진 갤럭시A 시리즈는 6천400만 화소 렌즈를 포함한 후면 쿼드 카메라,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대용량 배터리, 방수방진 지원 등이 특징이다. 갤럭시 생태계와 매끄럽게 연동돼 보다 풍부한 모바일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갤럭시A52·A52 5G와 갤럭시A72는 각각 4천500mAh, 5천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AI 기반의 배터리 최적화 기술이 적용돼 충전 걱정 없이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새로운 갤럭시A 시리즈는 이날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어썸 바이올렛, 어썸 블루, 어썸 블랙, 어썸 화이트 등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제품 사양과 색상은 국가별로 다를 수 있으며, 국내 출시 여부와 일정은 미정이다.
삼성전자가 보급형 모델에 집중하는 이유로는 크게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 경쟁사 빈자리 메우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9%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2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2위인 애플은 격차를 좁히며 추격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애플의 점유율은 15%로,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4%포인트에 불과하다. 2019년 삼성전자 20%, 애플 13%로 격차가 7%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해 격차가 줄어든 모습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시장을 점차 확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다. 화웨이를 비롯해 샤오미, 오포, 비보, 리얼미 등 중국 제조사들은 중저가 폰을 내세워 지난해 총 점유율 44%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양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가성비'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보급형 모델에 힘을 싣게 하는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베스트셀러 폰 상위 10개 기종 가운데 6개가 중저가폰으로 집계됐다. 10위권 안에 삼성전자 갤럭시A 제품 4개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경쟁사 빈자리를 메우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미국 제재로 위기를 맞은 화웨이는 점유율이 휘청이는 상황에 내몰렸다. 미국의 제재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화웨이는 지난해 중저가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기도 했다.
여기에 LG전자의 빈자리도 생겼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재편을 위해 철수,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 들어 스마트폰 신제품을 하나도 출시하지 않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제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성능을 높이고 가격은 낮춘 제품을 내세워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춤하는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저가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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