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초로 '갤럭시A'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열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에게 치여 '샌드위치' 신세인 상황에서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는 17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11시) 온라인을 통해 '갤럭시 어썸 언팩'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행사에선 주력 중저가폰인 '갤럭시A' 시리즈의 신제품인 '갤럭시A52', '갤럭시A72'를 공개한다.
언팩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할 때만 진행한 행사다.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무선사업부 사장이 직접 나와 플래그십 폰과 웨어러블 기기 신제품을 소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행사 대신 온라인을 통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A'를 내세워 언팩 행사를 개최한 적이 없다. 그러나 작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위축됐지만 중저가폰 소비가 국내외에서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플래그십폰 공백기를 메우고 중저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같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갤럭시S' 시리즈가 아닌 LTE 전용 '갤럭시A31'이었다. 30만원대 출고가에 쿼드 카메라와 5천mAh 대용량 배터리 등을 탑재한 점이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플래그십폰 중심으로, 고가폰이 잘 팔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40만원대 이하 스마트폰 판매 비중은 2019년 34%에서 2020년 41%로 늘었다. 반면 80만원대 이상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은 같은 기간 40%에서 32%로 줄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번에 공개하는 '갤럭시A52'와 '갤럭시A72'에 주로 '갤럭시S', '갤럭시 노트'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만 지원되던 기능을 대거 탑재해 중저가폰 수요 잡기에 나선다. 가격은 50만~60만원대 중급형 스마트폰이지만, ▲광학식 손떨림방지(OIS) ▲방수·방진 기능 ▲고(高) 주사율 등의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갤럭시A72'는 최대 30배 스페이스줌까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언팩은 주로 갤럭시S, 갤럭시 노트, 갤럭시Z 등 플래그십 제품을 공개할 때만 열렸던 만큼 '갤럭시A' 제품으로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며 "미국 제재 여파로 화웨이가 주춤해 하는 틈을 타 삼성전자가 중저가폰 판매량을 확대하고자 이처럼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작년 4분기에 미국의 무역제재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점유율이 8%로 급락해 5위로 추락했다. 또 화웨이의 주무대였던 유럽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전년보다 7%p 하락한 12%에 그쳤다.
반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중국 내수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강세를 보이며 화웨이의 빈자리를 꿰찼다. 특히 샤오미는 유럽 시장 점유율이 7%p 상승한 14%를 기록했다. 가트너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보면 샤오미(11.3%)의 전년 동기 대비 글로벌 판매량은 33.9%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9%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지만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 부진 및 하반기 애플 '아이폰12'의 인기 영향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애플(15%), 화웨이(14%), 샤오미(11%)가 뒤를 이었다. 삼성과 화웨이는 2019년 대비 각각 1%p, 2%p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애플과 샤오미는 각각 2%p, 3%p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애플의 아이폰과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사이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입지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삼성이 '갤럭시S21' 시리즈 공략을 강화하고, 'A시리즈' 강화를 통해 중저가 시장 내 독점 입지를 확보해 나간다면 올해 더 유의미한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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