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그린란드와 서남극 빙하가 녹고 있다는 것은 과학자뿐 아니라 이제 일반인에게도 상식이다. 얼음은 기본적으로 따뜻한 물이나 공기 등 열에 노출되면 녹기 마련이다. 빙하와 빙상(대륙 빙하)도 같은 원리일까.
지구 가열화(Heating)가 빨라지면서 빙하 녹는 속도 또한 가속되고 있다. 특별히 놀라운 사실도 아니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빙하와 빙상(대륙 빙하)이, 얼마나 빠르게 녹고 있는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이 영향으로 해수면이 정확히 얼마나 상승할 것인지 알아내는 것은 어렵다.
NASA 기후변화 측은 최근 “빙하와 빙상은 얼음 큐브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라며 “빙하와 빙상은 눈이 축적되고 수년 동안 새로운 눈이 쌓인 뒤 얼음으로 압축되면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빙하와 빙상이 커지면 자신의 무게 압력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작은 바위와 부스러기들을 끌어당긴다.
빙하와 빙상이 질량을 잃는 과정도 얼음 큐브보다 복잡하다. 얼음 큐브는 따뜻한 공기에 노출되면 녹는다. 빙하와 빙상도 따뜻한 공기(지구 가열화)에 녹는다. 여기에 빙하와 빙상은 또 다른 원인이 있다. 바로 따뜻해진 바닷물이다. 위, 아래 등 이중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은 그 두께가 3000~4500m에 이르는 것도 있다. 담수를 품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동시에 모두 녹는다고 가정했을 때 지구 해수면은 65m나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빙하에 ‘균형점’이라고 표현할 때 전문가들은 빙하 표면에 쌓이는 눈의 양과 녹는 얼음의 양이 같을 때라고 설명한다. 이미 알려져 있고 과학적으로 밝혀졌듯 북극의 지구 가열화는 지구촌 어느 지역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따뜻한 바닷물이 그린란드 빙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쉬 윌리스(Josh Willis) NASA OMG(Oceans Melting Greenland) 책임 연구원은 “그린란드에서 바닷물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한 결과 그린란드 빙하는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열에 의해 녹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과학적 관찰로 설명하면 이렇다. 따뜻한 공기가 빙하 표면을 녹인다. 녹은 물은 빙하에 구멍을 만든다. 그 구멍을 통해 녹은 물은 빙하 바닥까지 내려간다. 얼음과 빙하 바닥 사이로 흐른다.
흥미로운 것은 이 녹은 물은 담수라는 사실에 있다. 담수는 소금이 없어 주변 바닷물보다 가볍다. 빙하 바닥으로 흘러 바다에 흘러든 ‘담수’는 표면으로 상승한다. 이때 따뜻해진 바닷물이 담수와 함께 섞여 위로 솟구친다. 따뜻해진 바닷물이 위로 솟구쳐 빙하 바닥을 문질러 빙하가 녹는다. 이처럼 위에서는 지구 가열화로 뜨거운 온도가, 아래에서는 따뜻해진 바닷물이 구들장 역할을 하면서 이중으로 녹고 있다는 게 과학자 설명이다.
남극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서남극과 동남극 상황은 조금 다르다. 동남극의 경우 빙하 질량이 늘었다는 보고서도 있다. 문제는 서남극이다. 동남극은 고도가 높고 지구상에서 가장 두꺼운 얼음이 있다. 빙상 아래의 기반암도 대부분 해수면 위에 있다. 이 때문에 동남극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서남극은 다르다. 해발 고도가 낮고 빙상은 동남극보다 더 얇다. 동남극과 달리 서남극 빙상은 해수면 아래에 기반암이 있다. 서남극도 그린란드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켈리 브런트(Kelly Brunt) NASA 아이스샛-2 과학자는 “유리잔에 이미 얼음이 떠 있을 때 그 얼음은 녹더라도 유리잔은 넘치지 않는다”며 “문제는 유리잔에 없는 얼음을 추가로 넣으면 유리잔은 넘치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란드와 서남극의 지금 녹고 있는 빙하와 빙상은 유리잔에 없는 얼음이고 이 얼음이 거대한 ‘지구의 바다’라는 유리잔 안에서 녹으면 바닷물은 넘쳐날 것이란 설명이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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