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지급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신청 3일 만에 3조8천억원을 넘어섰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결제수단인 신용카드를 통해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많은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카드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가운데, 아직 예열 중인 다크호스가 있다. 최근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제로페이가 그 주인공이다. 시그니처 혜택인 '할인'은 불가능하지만 가족끼리 나눠 쓸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만큼, 충분히 신청할 이유가 있다는 평가다.
◆쓰던 카드 그대로…편리함 등에 업고 높은 인기 구가
긴급재난지원금은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지원제도다. 소득·재산과 관계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받을 수 있다. 1인 가구는 40만원이며, 4인 가구에겐 100만원까지 지급된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통해서도 받을 수 있게 했다. 국내 전업 카드사 이용자라면 모두 신청이 가능하다. 충전금 형식으로 지급받으며, 긴급재난지원금 가맹점에서 사용하면 카드 대금 청구액에서 해당 금액이 차감된다.
세대주가 소지하고 있는 신용·체크카드 발행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앱을 통해 본인확인 후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후 1~2일 이내에 사용이 가능하다.
정부가 신용카드 등을 통해서도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각 카드사 홈페이지로 몰리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572만1천418가구가 총 3조8천300억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용 또는 체크카드로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의 인기 비결로는 '보편적인 결제수단'이라는 점이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누적 발급건수는 1억1천97만매다. 체크카드는 1억1천94억매가 발급됐다. 더구나 동사무소 등에 방문할 필요 없이 각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간단히 신청할 수 있는 점도 한 몫했다.
인천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취업 준비생 김 모 씨는 "체크카드로도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 자주 사용하던 카드로 지원금을 신청했다"라며 "신청한 후 2일 정도 있어야 지원금이 들어온다고 알고 있었는데, 하루 만에 지급이 돼서 좋았다"고 전했다.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원칙적으로 소득공제는 '소득'에 대해서만 가능하지만, 정부는 상품권 등으로 지원받은 시민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재난지원금 사용분에 대해서도 소득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경기도 수원시 거주 중인 직장인 박 모 씨는 "카드로 지원금을 받으면 소득공제가 안 되는 줄 알았는데, 된다는 소식을 듣고 카드 실적도 채울 겸 신용카드를 통해 지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이용자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불가능하다. 카카오뱅크는 자체 결제망이 아닌 KB국민카드의 결제망을 통해 체크카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체크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 케이뱅크는 비씨카드의 결제망을 사용한다.
다만, 카카오뱅크 제휴 신용카드의 경우 재난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 해당 상품들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라, 실제 운영은 전업 카드사가 하고 있어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KB국민카드와 협업해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중이다"라며 "성급하게 적용했다가 발생하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보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나눠쓰고 싶다면? 제로페이로 받으세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신청했을 경우, 가족과 나눠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카드사를 통해 받을 경우 세대주 명의의 카드로만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세대주가 한 카드사의 카드를 여러 장 갖고 있을 경우 나눠서 쓸 수는 있지만, 본인 명의의 카드는 본인이 사용하는 게 원칙인 만큼 보안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반면, 제로페이를 이용하면 가족 간 나눠쓰기가 가능하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제로페이)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
세대주가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을 통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시, 가족 간 얼마씩 나눌지 설정하면, 해당 금액만큼 가족 구성원에게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 핀번호'가 문자로 발송되는 식이다. 재난지원금 신청 당일 오후 11시 30분까지만 제로페이 모바일 상품권 홈페이지에 접속해 '가족과 함께쓰기 등록' 탭을 눌러 진행하면 된다.
아쉽게도 제로페이의 시그니처 혜택이라고 할 수 있는 할인 기능은 담기지 않았다.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시엔 액면가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은 정부에서 지급하는 '복지'이기 때문에 할인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가족과 나눠 쓸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만큼, 제로페이를 선택할 유인은 충분해 보인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긴급 재난지원금을 가족 구성원끼리 나눠서 편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재난지원금, 가족과 나눠 가질 수 없나요" 등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을 활용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온라인 신청은 오는 18일부터 가능하다. 대상 지역은 서울, 춘천, 곡성, 남해, 하동, 김해 등이다. 구체적인 사용처는 포털에서 '제로페이 가맹점'을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사행성 업종, 온라인 쇼핑 등에선 사용이 제한된다.
제로페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 늦춰지지 않은 가운데, 제로페이를 이용하면 접촉 없이 비대면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라며 "가맹점 수수료가 없어 지역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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