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는 리조트의 경영수지를 개선하려면 비용 절감을 해야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이 에너지입니다. '클라우드 벰스'를 통해 에너지 절감 효과가 높게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리조트 '동강시스타'는 지난 2월 SK텔레콤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 '클라우드 벰스'(Cloud BEMS·이하 벰스) 구축 공사를 마치고 운영에 들어갔다.
벰스가 리조트에 설치된 것은 동강시스타가 처음이다. 동강시스타는 300실의 콘도미니엄과 골프장, 스파 등을 갖춘 리조트. 하지만 리조트는 고객 편의 시설이라는 특징상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는 피서철에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쉽지 않다. 지난 13일 벰스를 운영한 이후 기존 대비 약 20% 에너지 절감 효과를 봤다는 동강시스타를 찾았다.
벰스는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의 약자로, 빌딩에 설치돼 있는 조명부터 냉·난방기와 같이 에너지 소비와 관련된 장치의 설계부터 이용에 대한 데이터를 센서 및 네트워크를 이용해 중앙관리센터로 연결, 빌딩의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관리해주는 통합 에너지 컨설팅이다.
SK텔레콤은 동강시스타와 함께 리조트 전반의 에너지 사용 정밀진단을 거친 뒤, 연간 에너지 사용량을 30%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벰스를 구축했다.
우선 SK텔레콤은 동강시스타 콘도동에 설치돼 있던 신재생에너지 기구 지열히트펌프 활용을 극대화해 LNG 가스를 이용한 보일러 가동률을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콘도동에 위치한 지열히트펌프에서 만든 에너지를 콘도동은 물론 부대동과 스파동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설비와 함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축열 시스템을 구축했다.
동강시스타 경영지원팀 박동수 과장은 "지열히트펌프 4대가 있지만 냉방 때문에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에도 지열히트펌프 2대를 구동하는 날이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 벰스 설치 이후 지열히트펌프의 용량을 100%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동강시스타는 2011년 오픈 당시 건축비의 5%에 해당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춰야한다는 관련법에 따라 지열히트펌프 4대를 갖췄다. 하지만 지열히트펌프에서 만든 에너지를 콘도동 외의 장소에서 쓸 수 있도로 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때문에 콘도동에서 필요한 급탕 및 난방용 에너지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지열히트펌프 1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3대는 사실 운영되지 않았다. 한 대당 6천만원, 공사비까지 총 4억~5억원이 들었던데 비해 활용도가 떨어졌던 것이다.
박동수 과장은 "이전에는 지열히트펌프를 많이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라 지열히트펌프를 5시간만 돌려 동강시스타에 필요한 에너지가 생산하는데 그쳤었다"며 "이제는 15시간을 돌리고, 남는 에너지는 축열지에 담아놨다가 콘도동, 스파동에 나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벰스는 고객들이 사우나를 한 뒤 흘러나온 폐수에 남아있는 열을 재활용하는 히트펌프를 스파동에 구축했다.
박 과장은 "버려지는 물에 남아있는 열기를 찬물과의 열교환을 통해 온수로 데우는 시스템"이라며 "예를 들어 10℃의 물을 열교환을 시켜 12℃로 만들어 놓으면 찬물 상태를 끓이는 것보다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SK텔레콤은 스파 공간과 로비 공간을 분리하는 차단막을 설치해 열 효율을 높여 로비 공간의 냉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동강시스타는 벰스 구축 이후 기존 대비 전력 약 5%, 가스 약 40% 절감해 전체 약 2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애초 동강시스타가 SK텔레콤과 계약 체결시 목표했던 에너지 절감치는 30%를 위해 뛰고 있다. 양사는 벰스 도입 후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존 대비 연간 684톤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 소비 관리부터 과다 청구 방지…'클라우드 BEMS 2.0' 출격
현재 동강시스타는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에 모인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해받아 사용량을 조절한다.
SK텔레콤 기업사업3본부 그린사업팀 김학재 매니저는 "동강시스타에서 사용하는 전기, 가스와 같은 에너지 관련 데이터는 보라매 IDC(인터넷데이터센터)에 저장돼 있다"며 "전세계 어디에서나 데이터 통신만 되면 전력 사용량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강시스타의 전력량은 물론 풍량·온도 등은 SK텔레콤은 무선통신망을 통해 보라매 IDC센터에 저장되며, 동강시스타 관리자들은 벰스 앱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한 뒤 향후 에너지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김학재 매니저는 전력량 외의 데이터를 무선통신으로 전송하는 것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벰스는 이와 같이 계측기를 이용해 에너지 관련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며, 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 여부와 에너지 효율 등에 대한 레포트를 제공한다.
김학재 매니저는 "벰스는 빌딩 전체에 걸친 에너지 컨설팅으로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 등을 최적화시켜주는 시스템"이라며 "에너지 관리 시스템 계약 기간이 보통 5년인데 비해 현대백화점 울산점과 10년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측은 제주한라병원, 제주WE호텔, 현대백화점 울산점은 등 전국 병원·호텔·백화점·오피스 빌딩에 벰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벰스를 업그레이드 한 '클라우드 BEMS 2.0'을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벰스 2.0에서부터는 분산된 사업장의 에너지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군(群) 관리 기능'을 통한 지역별 사업장 비교 관리, 사업장의 사용 전력 최대치를 초과해 전력 요금이 과다 청구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전력 최대(Peak) 관리 기능' 등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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