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에서 투자로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수입 감소를 메꾸기 위해 펀드판매에 나섰던 은행들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지난해 주가 급등기에 펀드판매에 열을 올리며 적잖은 수입을 벌어들였지만 이제는 주가가 급락하며 오히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특히 금감원측이 "투자설명서에 비록 투자자가 서명을 했다해도 상품을 이해할 수 없는 투자 권유는 문제"라고 지적, 향후 펀드 분쟁에서 이같은 해석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김동원 금감원 경영지원·소비자보호본부장은 10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펀드투자와 관련한 민원건수는 2006년에 40건, 작년 109건이었는데 금년에는 10월까지 665건이 접수됐고 특히 10월 달에 발생한 건수가 278건으로 전체에 42%에 달한다"고 말했다.
판매처별 비중에 대해 김 본부장은 "판매건수로 보면 은행이 월등하게 많다. 60%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에셋 '인사이트'의 경우도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이 줄줄이 판매에 나선 경우다.
그는 은행의 펀드 판매 증가와 민원 증가에 대해 "우리 (펀드)상품 내용이 첨단화되고 또 투자대상이 글로벌화 되는데 은행의 판매 상담 창구 직원들의 설명능력이라든가 투자자의 이해수준 자체가 상품내용에 비해 상당히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이 수수료를 얻기위해 펀드 판매에 적극 나선 점도 지적했다. 김본부장은 "보통 은행에서는 각 지점별로 영업 목표를 부여하게 되고 또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가지고 불완전판매가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본부장은 "(투자설명서에)자필서명을 했지만 이해를 가지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분에게 판 경우는 서명이 있더라도 판매가 무리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9월까지 분쟁민원으로 제기된 것이 1만2천55건 중 6천107건이 수용돼서 부분적으로라도 보상을 받은 경우는 한 절반 정도 된다"고 말해 펀드 불완전 판매에 따른 보상 가능성을 크게 평가했다.
실제 우리은행이 판매했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우리파워인컴펀드의 경우 오는 11일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어서 김본부장의 이같은 발언에 따른 영향도 점쳐진다.
하지만 운용실적 부진에 따른 민원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손해가 났다는 것만 가지고는 민원이 성립하지 않는다. 미래에셋의 '인사이트'의 경우 세계 전체적으로 분산투자를 한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는 절반 정도가 중국에 집중투자를 해서 손실이 났다고 하는 점은 신중하게 따져 보겠다"고 말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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