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신천지 열리다-하]세계 최강의 '열쇠'


LCD와 경쟁-대형화-재료국산화 '3개 장벽' 넘어야

국내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가 '디스플레이 강국'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우수한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적극 추진해야 할 일이다. AMOLED의 확산은 휘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 e종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대로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도 할 전망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벽도 꽤나 높은 상황이다. AMOLED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현재 디스플레이 전역을 장악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AMOLED를 더 저렴하게 생산하고, 대형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다.

뿐만 아니라 OLED 장비·재료 국산화는 향후 특허분쟁에 대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일이다. 우리 기업들의 역량을 되짚어 봤을 때 벽은 높지만,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볼 만한 것으로 파악된다.

◆'천하통일' LCD와 경쟁 부담

국내 기업들은 AMOLED 세계 첫 대량 양산 및 관련 디지털기기 출시를 주도하며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을 형성하고 있는 LCD가 AMOLED 시장 활성화를 위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LCD는 휴대폰·MP3플레이어 등 소형, 노트북·모니터의 중형, TV에 쓰이는 대형 영역까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을 움켜쥐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여러 디스플레이 중에서 LCD의 세계 매출 비중은 90% 안팎에 이르고 있다.

◇연도별 TV용 디스플레이 매출 및 비중
(단위:10억달러, %)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CRT
매출
24.5
17.6
12.6
9.7
7.6
5.9
비중
25
17
11
8
6
5
LCD
매출
48.3
65.2
82.7
89.9
93.3
96.0
비중
49
64
73
77
79
81
PDP
매출
18.5
15.9
17.0
17.2
16.7
15.7
비중
19
16
15
15
14
13
OLED
매출
-
0.0
0.03
0.1
0.4
0.7
비중
-
0
0
0
0
1
※자료:디스플레이서치. 4개 디스플레이 외 매출 및 비중은 리어프로젝션(RP)이 차지.
이 표는 TV용 디스플레이 이에 대한 것으로 중·소형 디스플레이를 모두 합치면 LCD 비중 은
2008년 현재 90% 안팎으로 늘어나게 된다.

아직까지 AMOLED가 구조상 명암비를 바탕으로 한 화질과 소비전력, 두께 등 면에서 우수한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LCD 진영의 기술 개발 속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대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는 LCD 진영은 초고화질(풀HD)과 잔상없는 120Hz 기술은 물론 울트라HD와 같은 차기 기술 적용도 모색하고 있다.

두께를 1㎝ 미만으로 줄여 AMOLED와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일부 127㎝(50인치) LCD TV의 대기전력은 0.5W 안팎에 불과해 소니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27.9㎝(11인치) AMOLED TV의 0.84W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가격 문제는 OLED가 LCD와 경쟁에서 가장 열악한 요소다. 현재 LCD TV 가격은 지난 2004년 무렵과 비교해 5분의 1보다 더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101.6㎝(40인치)급 이하에서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까지 가격 면에서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81.3㎝(32인치) LCD TV는 대기업 제품도 수십만원에 구입할 수 있을 만큼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이러한 요소로 LCD 1~2위 기업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LGD, 옛 LG필립스LCD)는 OLED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지만,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지는 않다. OLED 기술 개발은 어디까지나 '대비' 차원으로 볼 수 있는 것.

이 때문에 OLED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SDI 등 기업들은 제품 상용화와 함께 LCD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격·설비투자·마케팅 등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니는 27.9㎝ AMOLED TV를 200만원대 가격에 내놓았지만, 이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시장에 출시된 제품이다. 76.2㎝(30인치)급 LCD TV 역시 초창기 500만원 안팎에 이르는 가격이 책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OLED의 가격경쟁력은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뱅크의 지병용 팀장은 "OLED 진영은 휴대폰 등 소형에 이어 노트북처럼 더 큰 크기 제품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며 "화질 등 기술적인 측면 외에 두께를 이용한 디자인을 비롯해 시장에서 소비자 가치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도별 LCD TV 가격추이
(단위:달러)
2005년말
2006년말
2007년말
2008년말(추정)
81㎝(32인치) HD
1,490
899
678
634
106㎝(40인치) 풀HD
3,056
2,217
1,536
1,283
127㎝(52인치) 풀HD
-
3,731
2,880
2,269
※자료:디스플레이서치

◆비용절감-대형화 기술개발 절실

AMOLED 대중화와 LCD 대비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것이 제조비용 절감과 대형화 기술 개발이다.

OLED는 현재 장비나 재료 가격도 고가지만, 제조공정 시간이 LCD보다 5배 이상 길다보니 수율은 낮고 비용은 많이 드는 구조에 놓여있다. 대형 디스플레이 제조라인 1개를 건설하는데 수조원의 비용이 드는 가운데, OLED 기업들이 이제 상용화 초기단계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

이와 함께 LCD와 제대로 경쟁을 벌이기 위해선 TV용 대형 제품을 원활히 양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절실한 상황이다. 소니의 27.9㎝ AMOLED TV에 이어 삼성SDI가 지난 2007년 말 35.6㎝(14인치), 78.7㎝(31인치) 제품까지 개발했다. 이는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과거에 비해 OLED 대형화 기술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 단 127㎝ 이상의 초대형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는 LCD와 PDP의 상황을 고려하면, 대형화를 위한 OLED 진영의 더 큰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대표는 "OLED가 LCD와 경쟁을 하기 위해선 공정시간, 제조장비, 재료 등 분야에서 비용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OLED의 대형화와 수명문제 해결을 위해 RGB 중 블루재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백색 OLED 기술 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MOLED 제조업계 관계자는 "여러 측면의 OLED 기술 관련 논란이 있지만, AMOLED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며 "이제 상용화 초기의 OLED 기술에 대해 많은 것을 요구하기보다, 그 발전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면밀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일례로 RGB 독립증착과 백색 OLED+컬러필터 기술의 우수성 논란, 저온폴리실리콘(LTPS)과 비정질실리콘(A-Si) 방식 간 장·단점에 대해 일률적으로 논하는 것은 옛말이 됐다는 설명이다. 결국 OLED 업체마다 독특하게 적용하고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에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해당기술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잣대가 될 수 있는 것. AMOLED의 화질 개선 및 대형화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각 업체의 기술 역량을 더 믿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료·장비 국산화 서둘러야…특허분쟁 대비도 시급

반도체·디스플레이 영역에서 장비 및 재료 국산화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일이다. 현재 초기 단계인 국내 AMOLED 산업에서 제조장비나 재료는 대부분 일본이나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OLED 발광재료 등 핵심 유기재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정공주입 및 발광재료 등 핵심 유기재료 국산화율은 10% 이하에 그치고 있다. 국내 OLED 산업의 장비 분야 해외 의존도는 재료 쪽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장비·재료 도입 가격이 적지 않고, 한국 주도의 OLED 산업 속에서 적잖은 비용이 해외로 흘러나가고 있다.

지경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 및 '15대 전략기술개발사업' 등에 AMOLED용 장비·재료 개발 과제를 포함시켜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 국산화율 제고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7년 말 '전략기술시범사업'으로 선정해 추진 중인 'OLED 유기재료 핵심기술 개발사업'에선 '용액공정용 저분자 발광재료'와 관련 삼성전자와 LGD, 에스에프씨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해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지경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관계자는 "OLED 분야에서 공정기술은 장비·재료기술과 함께 발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형화 등 OLED 분야의 핵심기술 연구개발(R&D)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15대 전략기술개발사업' 디스플레이 부문 2008년 연구기획과제

과 제 명
분 야
1
5세대급 이상 대형 AMOLED용 고신뢰성 저가 TFT 백플레인 소재·소자 및 핵심장비 기술개발
OLED 소재·장비
2
5세대급 이상 대형 AMOLED 화소형성을 위한 소재·장비 및 공정기술 개발
OLED 소재·장비
3
디지털 노광장비 핵심기술 개발
LCD장비
※자료:지식경제부

국내 OLED 재료기업의 한 임원은 "소재 분야 경쟁력은 결국 기업들이 만들어나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일본 기업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재료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AMOLED 활성화에서 더 시급한 것은 설비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OLED 대형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재료 쪽에 치우친 R&D 지원을 장비 분야로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장비 분야 국산화율 저조는 초기 LCD나 PDP도 마찬가지 겪었던 문제"라며 "OLED의 대형화 및 대중화 추이와 함께 패널제조사와 장비업체가 전략적으로 국산화율을 높이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AMOLED 산업이 초기 단계로 관련 설비에 대한 개발투자에 있어 위험도가 높지만, 향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우리나라가 산업을 주도하는 가운데 장비 국산화율도 빠르게 높아질 것이란 기대.

이밖에 미래 국가 간 특허분쟁에 대비해 신기술 개발 및 기술보호를 강화하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 디스플레이서치의 정윤성 이사는 "OLED 분야에서 재료·장비 특허 관련 해외 의존도도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CD나 PDP의 사례를 보면 해외 원천기술 보유기업들은 우리나라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길 기다렸다가 나중에 문제를 제기해 이익을 챙겨왔다"며 "신기술 개발과 제휴 확대로 특허분쟁에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세계 OLED 시장 매출 추이
(단위:100만달러)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OLED 매출
477
559
1,148
1,829
2,968
3,869
4,142
※자료:디스플레이서치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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