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신천지 열리다-상]'OLED시대' 화려한 개막


대량생산 속속 진행…휴대폰·MP3·내비까지 채용 확산

'차세대 디스플레이' '꿈의 디스플레이' 등으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강국인 한국 기업들은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면서 일본, 대만 등 기업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결과제도 적지 않다. 아이뉴스24는 창간 8주년을 맞아 이제 막 꽃을 피우는 OLED 산업을 살펴보고, OLED 최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넘어야 할 벽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 2007년부터 능동형(AM) OLED가 양산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올해 들어선 화질이 우수하면서도 수명 문제를 해결한 AMOLED를 중심으로 소형 기종의 대량 생산 체제를 속속 갖춰나갈 전망이다. 경쟁의 초점이 기술 개발에서 상용화 쪽으로 넘어오면서, 소비자들이 OLED를 접해볼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물론 OLED는 아직 재료기술이나 가격 등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OLED를 활용한 TV가 속속 상용화되면서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디지털기기에 가장 활발히 채용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와 힘겨루기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1~2위 LCD 기업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LGD, 옛 LG필립스LCD)는 대중화 가능성에 대비해 OLED 연구개발(R&D)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LCD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같은 화면장치 분야는 일본이 한 발 앞서서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가 시장을 탈환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AMOLED는 한국 주도로 대량 양산이 이뤄지고, 공정기술도 국내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우리가 디스플레이 강국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OLED란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는 전류를 이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활용, 실제 상황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선명한 화질을 구현해내는 디스플레이다. LCD는 화면 뒤쪽에서 빛을 쏘아주는 백라이트 유닛(BLU)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소비전력, 두께 등에서 OLED에 뒤진다. OLED는 100만대 1의 명암비와 100% 이상의 색재현율 등으로 화질과 밝기 면에서도 여타 디스플레이를 압도한다.

지난 2007년까지 구조가 단순하고 가격이 저렴한 수동형(PM) OLED가 많이 출시됐다. 하지만 지난 해 하반기부터 화질이 더욱 뛰어나고 수명 문제를 해소하는데 유리한 능동형(AM)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기업들은 크게 저온폴리실리콘(LTPS)과 LCD 제조에 쓰이는 비정질 실리콘(A-Si) 등 2가지 방식을 OLED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RGB 3원색을 구현하고, 수명을 높이는데 있어 각각 독특한 공정·재료 기술을 활용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수명 버티겠어?' 했던 AMOLED, '껍질' 벗다

지난 2007년 1월. 일본 소니는 27.9㎝(11인치) 크기의 AMOLED TV 시제품을 선보이면서 연내 상용화를 선언했다. 당시 소니의 호언장담에 대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국내 LCD 기술전문가 몇몇은 소니의 상용화가 늦어질 것이라 자신 있게 예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니는 비록 소량이긴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보란듯이 일본과 미국에서 이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삼성SDI가 수년에 걸쳐 차기 먹을거리로 R&D에 몰두했던 OLED 사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잖았다. AMOLED는 수명이 너무 짧아 상용화가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삼성SDI는 지난해 9월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소형 AMOLED를 최초로 대량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RGB 독립증착 부분 등 기술력 강화를 통해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털어낸 것이다.

2007년 말부터는 LGD와 대만 CMEL이 AMOLED 설비를 구축해 소량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2008년 초 LG전자의 OLED 사업을 흡수·통합한 LGD는 휴대폰용에 이어 모바일 TV용 7.6㎝(3인치)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구미에 월 1만장씩 기판을 투입할 수 있는 2세대(370×470㎜) 라인 2개를 보유하고 있는 LGD는 올해 상반기 중 2008년 AMOLED 투자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CMEL은 지난해 말까지 5천장 미만의 기판을 투입했던 3.5세대(600×700㎜)라인에 올해 1만장 이상을 투입해 5.1㎝(2인치)~15.2㎝(6인치) 제품을 대량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는 올해 천안 AMOLED 전용 4세대(730×920㎜) 라인인 A1 공장을 증설, 월 생산량을 5.1㎝ 기준 300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처음 대량 생산 당시보다 2배가 많은 물량이다. 하반기엔 35.6㎝(14인치) TV용 AMOLED도 양산·공급할 예정이다.

소니도 2008년 하반기 220억엔(한화 약 2천185억원)을 AMOLED 라인에 추가 투자키로 했다. 투자금 규모를 봤을 때 제품 대량 양산보다 50.8㎝(20인치) 이상 TV용 AMOLED를 연이어 상용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휴대폰·MP3P·내비 등에 속속 채용…OLED TV 시대도 '성큼'

기업들이 AMOLED를 속속 생산하는 것은 그만큼 공급할 곳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실제 AMOLED는 휴대폰에 이어 MP3플레이어,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PMP), 내비게이션, 디지털액자 등 소형 디지털기기에 속속 채용되고 있다.

삼성SDI가 AMOLED 대량 생산에 앞서 국내 레인콤, 일본 교세라와 함께 지난 2007년 초 시범적으로 선보인 '클릭스' MP3플레이어와 '미디어스킨' 휴대폰은 소비자 선호도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호응을 얻었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6.6㎝(2.6인치) 및 7.1㎝(2.8인치) 제품을 일본 KDDI와 소니에릭슨, 도시바, 히타치에 휴대폰용으로 공급했다. 삼성전자가 같은 해 12월 삼성SDI의 AMOLED를 탑재한 휴대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김재욱 삼성SDI 사장은 지난해 대량 생산을 시작하면서 "2008년 생산량을 2배를 늘릴 계획이며, 올해와 내년 양산 물량의 90%에 대한 공급처가 이미 결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LGD도 지난 2월 LG전자와 함께 AMOLED 탑재 휴대폰을 출시했다. 오는 3월 말엔 미국 코닥과 함께 개발한 7.6㎝ 모바일 TV용 제품을 일본 지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레인콤은 클릭스 이후 '클릭스 플러스' 'iAMOLED' 등 MP4플레이어, PMP 등에 지속적으로 AMOLED를 탑재해 선보이고 있다. 미국 샌디스크도 2008년 들어 OLED를 탑재한 MP3플레이어를 선보였다.

국내 삼성테크윈은 디지털카메라, 프리샛은 내비게이션에 AMOLED를 탑재하기도 했다. CMEL은 코닥과 함께 AMOLED를 적용한 디지털액자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OLED는 다양한 디지털기기 영역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OLED TV 상용화 및 대중화도 빠르게 진척되는 양상이다. 소니가 세계 첫 AMOLED TV를 출시한데 이어,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부터 35.6㎝ TV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TV 세트업체들과 제품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의 TV용 제품 생산량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AMOLED TV가 본격 출시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소니의 AMOLED TV는 가격은 미국에서 2천500달러(한화 약 249만원)에 이르러 대중화보다 기술 과시용이란 평가가 높다. 오는 2009년부터는 TV 업체들의 OLED TV 출시와 함께 가격경쟁도 일어나면서 TV용 AMOLED의 보급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오는 2010년부터 OLED TV를 생산·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삼성SDI의 LTPS 방식과 다른, A-Si 방식 대형 TV 제작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어 향후 OLED TV 제품군도 다양화될 전망이다. LGD 또한 오는 2009~2010년 중·대형 TV용 AMOLED를 내놓는다는 방침과 함께 LTPS 및 A-Si 방식 기술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CMEL과 일본 TMD 등도 TV용 OLED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태.

AMOLED가 보급되면서 국내 업체들이 기술 개발 및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역시 석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일본을 중심으로 업체들의 견제가 본격화되고 있고, OLED 시장의 확대를 위해 제거해야 할 걸림돌들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업계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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