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신천지 열리다-중]한일 각축전 '치열'


'날개펴는' 한국 OLED 산업…일본 특허·재료 선도국 위협요인

차기 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하반기 소형 AMOLED 세계 첫 양산과 함께 매출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면서 해외보다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진정한 승부처라 할 TV 분야에서도 제품·기술 개발이 한창으로, 경쟁국보다 앞선 역량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OLED 기술 선도는 디스플레이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남다르다. 액정표시장치(LCD)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은 100년 안팎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야 평판 디스플레이 경쟁에 합류한 한국은 초단기에 눈부신 성과를 보였지만, 선진기업들의 경험을 따라잡고 원천기술 문제를 해결하는데 애를 먹어야 했다.

OLED는 지난 1999년 일본 파이오니아가 처음 수동형(PM) 제품을 내놓았지만, 국내 기업들이 초기부터 시장을 이끌어가는 양상이다. 제조·공정기술 면에서 일본 기업들도 따라오지 못할 역량과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OLED 역시 재료나 원천기술 면에서 일본·미국 등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상태로 파악된다. 향후 특허분쟁 등 한국을 위협할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 일본기업들 역시 OLED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 초반인 'OLED 경주'에서 우리나라가 안도를 하기엔 한참 이른 상황으로 파악된다.

◇주요 디스플레이 小史
1888년 오스트리아 F.라이프니찌 액정 발견
1927년 미국 벨시스템 단색 PDP 개발
1964년 미국 일리노이대학 AC형 PDP 개발
1968년 미국 RCA 디스플레이에 액정 응용
1973년 전자계산기·전자시계 등에 액정 적용
1986년 STN LCD 및 소형 TFT LCD 상용화
1990년 25.4㎝(10인치) 이상 TFT LCD 양산 시작
1991년 일본 후지쯔 53.3㎝(21인치) 컬러 PDP TV 출시
1994년 101.6㎝(40인치)급 PDP 개발
1999년 일본 파이오니아 PMOLED 개발

◆삼성SDI 매출 독주…앞서가는 한국

지난 2007년 9월부터 5.1㎝(2인치)급 소형 AMOLED 대량 양산에 돌입한 삼성SDI가 시장의 팽창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세계 OLED 시장에서 업체별 매출을 집계해보니, 삼성SDI가 7천940만달러(약 817억원)로 1위에 올랐다.

매출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300% 가까이 이르렀고, 2위로 PMOLED를 양산하고 있는 대만 RiT디스플레이와 격차는 2배 이상 벌어졌다. 삼성SDI는 올해 소형 AMOLED 월 생산량을 지난해 초기 양산 당시와 비교해 2배로 늘릴 계획이어서, 매출 증가율은 더 돋보일 전망이다. 그동안 시설·연구개발(R&D)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을 감안해도, 연내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7년 4분기 OLED 시장 점유율
순위 업체명 매출 (100만불) 전기비 증가율 전년비 증가율 점유율
1 삼성SDI 79.4 297% 205% 50.0%
2 RiT디스플레이 30.3 -2% 15% 19.1%
3 파이오니아 23.7 41% 11% 15.0%
4 TDK 8.5 0% 43% 5.3%
5 e마진 4.0 59% -5% 2.5%
기 타 12.8 26% -77% 8.1%
전 체 158.8 82% 13% 100.0%
※자료:디스플레이서치

LCD 세계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LGD, 옛 LG필립스LCD)가 AMOLED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AMOLED는 초박막 트랜지스터(TFT) 공정을 필요로 하고, LCD 제조에 쓰이는 비정질 실리콘(A-Si) 방식도 적용할 수 있어 LCD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LGD는 2008년 초 LG전자의 OLED 사업을 흡수·통합하는 한편, 7.6㎝(3인치) 제품 양산에도 돌입했다. 올해 상반기 중 소형 AMOLED 투자 규모를 결정할 계획인 것을 비롯해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온폴리실리콘(LTPS) 방식 OLED 개발을 삼성SDI에 맞기고, A-Si 방식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OLED 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101.6㎝(40인치)에 이어 2007년 35.6㎝(14인치) AMOLED 개발하며 대형 TV용 제품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기업들의 OLED 기술은 최대 경쟁국인 일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상태. 일본 주간지 니케이비즈니스는 지난 2월 자국 OLED 산업 및 관련 특허 분석기사에서 "일본기업들이 대형 OLED 개발을 위한 소자재료 기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한국 삼성SDI는 유일하게 이 부문 고득점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삼성SDI는 일본지역 특허출원 건수도 사실상 2위를 나타내고 있으며, 소형 제품 양산으로 AMOLED 분야의 '압도적 승자'가 됐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AMOLED 소자재료에서 RGB 3원색 가운데 수명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청색재료 부분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가 따라오지 못하는 RGB 독립증착으로 대량 양산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우수한 기술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LGD도 OLED에서 3원색을 구현하는 방식 중 RGB 독립증착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소니가 27.9㎝(11인치) OLED TV 출시 때 반영한 백색 OLED 및 컬러필터 사용 방식보다 더 저렴하게 AMOLED를 구현할 수 있다. 아직까지 RGB 독립증착, 백색 OLED 및 컬러필터 활용 방식 사이 우수성을 놓고 논란이 있지만, 국내 기업들이 기술 개발 면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OLED 마라톤' 이제 초반…'특허강자'들 잠재적 위협요인

국내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 OLED 시장은 초기 형성과정에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 경쟁이 불가피한 LCD의 위세도 부담스럽지만, 일본을 중심으로 한 경쟁업체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OLED 부문에서 일본의 위세는 적잖이 위축돼 있다. 지난 2007년 말 도시바가 대형 OLED TV 출시를 연기한 것을 비롯해 과거부터 NEC, 파이오니아, 산요 등이 잇달아 OLED 사업에서 철수했다. 최근 특허정보 서비스회사인 IPB의 일본 OLED 특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엡손이 압도적으로 높은 종합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이 회사 역시 과거 공헌했던 2007년 대형 OLED TV 상용화에 실패한 것은 물론, 중소형 OLED에 집중한다는 방침으로 선회한 상태.

현재 가장 위험스런 경쟁업체는 역시 일본 소니다.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출시하며 '기술의 소니' 면모를 각인시킨 소니는 올해도 220억엔(약 2천328억원)을 투입해 50.8㎝(2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의 양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니는 2007년 1월 미국 '소비가전전시회(CES)'에서 이미 27.9㎝, 68.6㎝(27인치) OLED TV 시제품을 전시하며 TV용 제품 개발에 매진해왔다. 또 지난해 101.6㎝(40인치)급 대형 OLED TV 양산을 위한 신기술도 발표했었다.

니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소니 측은 '개발과 양산은 다르다'는 의지와 함께, 특허에서 드러나지 않는 OLED TV 부문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도 최근 보고서에서 "소니는 OLED 관련 세계 최대 규모 개발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제휴 건수도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캐논, 미쓰비시화학, 교세라, TDK, 수미토모 등 상당수 기업들이 OLED 사업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디스플레이 면에서 원천기술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일본과 미국 기업들이 OLED 분야에서도 재료·장비 면의 핵심기술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정윤성 이사는 "OLED 산업에서 국내 제조사들의 재료 및 장비 부문 해외 의존은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지금 당장 수율과 제품판매 및 시장 확대에만 주력하다간 향후 특허분쟁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은 OLED 활성화의 호기를 맞아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술보호 및 대기업-중소기업 간 공조로 부품·장비·소재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데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요구된다.

◇기업별 OLED 사업현황
회사명 기술특징 및 주요제품 개발 양산·출시 현황·계획
삼성SDI -2007년말 35.6㎝(14인치)·78.7㎝(31인치) TV용 AMOLED

-LTPS 방식/RGB 독립증착/전면·배면발광

-4세대(730×920㎜) 라인 가동

-2007년 하반기 5.1~7.6㎝(2~3인치) 소형 AMOLED 출시

LGD -2세대(370×470㎜) 라인 2개 보유

-2004년 51.1㎝(20.1인치) AMOLED 개발

-2008년 LG전자 OLED 사업 흡수통합

-LTPS 및 A-Si/RGB 독립증착 및 백색OLED+컬러필터

-2007년 하반기 휴대폰용 AMOLED 소량 양산

-2008년 3월 7.6㎝ 모바일 TV용 AMOLED 양산·공급

삼성 전자 -2005년 101.6㎝(40인치) AMOLED 개발

-2007년 35.6㎝ AMOLED 개발

-A-Si 방식/RGB 독립증착

-2010년 35.6㎝ AMOLED TV 출시 예정
소니 -300×460㎜ 및 2세대 개발라인 운영

-2007년 1월 27.9㎝(11인치)·68.6㎝(27인치) AMOLED 전시

-LTPS 및 A-Si/백색OLED+컬러필터/전면발광 외 여러 독자기술 적용

-2007년 11월 세계 첫 27.9㎝ AMOLED TV 출시

-2008년 50.8㎝(20인치) 이상 AMOLED TV 상용화 추진

엡손 -2004년 101.6㎝ OLED 개발

-2007년 20.3㎝(8인치) OLED 개발

-차량 속도측정기용 AMOLED 개발

-2007년 101.6㎝ 상용화 실패

-중소형 OLED 틈새 공략 계획

TMD -도시바·마쓰시타 합작법인

-2002년 43.2㎝(17인치) AMOLED 개발

-2007년 52.8㎝(20.8인치) AMOLED 개발

-고분자 활용

-2010년 TV용 AMOLED 양산 추진
EID -2004년 31.7㎝(12.5인치) AMOLED 개발

-잉크젯 방식 101.6㎝ OLED 개발

-고분자 활용

CMEL -2007년 중·소형·63.5㎝(20인치) AMOLED 개발

-RGB 독립증착

-2008년 3.5세대(600×700㎜) 라인서 5.1㎝~15.2㎝(6인치) 대량 양산

-2008년 디지털액자용 AMOLED 공급 예정

기타 -일본 TDK·미쓰비시·수미토모·교세라·캐논, 미국 코닥·e마진, 대만 RiT디스플레이 등 OLED 및 관련 재료 개발중

-도시바 2007년말 대형 OLED TV 출시 연기

-NEC·파이오니아·산요 등 OLED 사업 철수

※자료:아이뉴스24, 디스플레이뱅크, 니케이비즈니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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