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정보통신장비개발·생산 기업인 머큐리가 우크라이나발 통신 인프라 업종 특수의 숨은 진주로 부각되고 있다.
머큐리의 주요 사업은 △AP(Access Point, 무선 공유기)장비 △AP(Access Point, 무선 공유기)장비 △유선 게이트웨이 △유선 게이트웨이 등(이상 단말 사업)이며, 광통신 분야도 △광케이블 △교환기(TDXAGW) △위성장비의 생산을 하고 있다. 특히 주요 생산품인 AP 장비는 KT·S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에 납품하고 있으며, KT가 주요 고객사다.
국내 통신사가 우크라이나에서 인프라 구축을 할 경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사업 구조다.
◇ 우크라 방문 원팀 코리아 참여 ‘KT’ 그리고 머큐리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문성욱 KT 글로벌사업실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한국-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포럼’에 참석해 국가 재건 시 필수 인프라 중 하나인 정부 전용 통신 인프라 구축과 효율적 에너지 운영을 위한 AMI 솔루션을 제안했다.
국토부 원희룡 장관이 이끄는 ‘원팀 코리아’의 대한민국 통신 대표 기업으로 참여한 KT는 최근 정부 행보에 동참,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유력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구체적인 제안 사항은 △정부 전용 재난안전 통신망(PS-LTE) 적용 △정부 전용 재난안전 통신망(PS-LTE) 적용 △정부 전용 IDC(G-IDC) 구축 △KT의 전력 지능형 검침 인프라(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AMI) 솔루션 등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부분은 무너진 주요 국가 통신망을 보강하고 강화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머큐리의 강점은 LTE, 5G 통신망에 적합한 단말(AP사업)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 제품인 AP장비는 WiFi 연결을 위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안테나 겸 접속장치로 가정, 사무실 등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고객들인 통신사업자들의 요구사항을 사전에 파악하고 준비함으로써 탁월한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통신장비분야에서의 오랜 연구개발을 통한 선행 연구능력 과 기술 대응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해외 마케팅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역량을 집중 시킬 것”이라며 “유럽, 남미, 북미,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지역을 대상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이동통신사에 공급하는 와이파이 공유기다. 이동통신사들은 가정용 인터넷 계약 시 와이파이 공유기를 무상, 혹은 저렴한 가격에 유상 임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와이파이 공유기는 국내에서 머큐리를 포함한 소수의 장비사들이 과점을 이루고 있다. 망 구축용 통신장비를 만드는 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한 구조다. 머큐리는 국내 시장에서 4G와 5G 통신 발전사에서 와이파이 공유 장비 검증을 마친 만큼 국내 통신사의 해외 진출 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대표적인 기회 중 하나다.
또한 한 번 구축 시 10년 정도의 수명이 보장되는 통신망 장비와 달리 와이파이 공유기는 서비스 약정상 짧게는 1~2년, 신모델 출시 혹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 변경 시 교체되는 장비의 특성상 더 잦은 수요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 대표단의 합동 지원 프로젝트는 국내 중소 업체로도 사업 기회를 줄 수 있다. 일례로 국내 통신사가 패키지 형태로 현지에 진출할 경우, 호환성을 갖춘 국내 기업이 유력한 파트너로 동반 진출할 수 있는 셈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그동안 우리기업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에 관심이 많았으나 직접 현지에서 활동할 기회가 없었다”며 “정부·민간 합동 원팀코리아가 키이우를 처음 방문해 정부 고위급을 면담하고 현지 네트워킹, 구체적 프로젝트에 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발판 삼아, 우리 기업이 조속히 재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네트워크, 금융·타당성 조사 등 패키지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원희룡 장관이 원팀코리아를 구성,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네옴시티),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 사격하고 있어, 정치·경제· 외교의 수혜가 기업 전반에 퍼질 것으로 기대한다.
해외 진출을 위한 초석은 다져 놓았다. 머큐리는 그동안 AP장비 기업 분야에서 대부분 국내 매출만 발생했다. 올해 일본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 수출 제품은 매립형 '파워오버이더넷(PoE·이더넷 회선 데이터·전원 공급) 공유기다.
머큐리가 매립형 PoE 공유기를 일본 지역 내 대리점에 공급하면 이 제품을 일본 내 통신사업자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머큐리는 매립형 PoE 공유기를 필두로 다양한 신규 와이파이 공유기 제품을 일본시장에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매립형 PoE 공유기는 최고 1.2Gbps 와이파이 속도를 제공하며, 별도의 전원케이블 없이 하나의 케이블로 통신과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건물 시공 과정이 대폭 생략돼 시공비가 줄고 설치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머큐리는 국내 최초로 통신사용 차세대 와이파이6 공유기에 대해 국제와이파이협회(WFA)로부터 인증을 획득했으며, 5G 라인업을 모두 보유했다. 여기에 개발중인 매터 장치를 활용한 스마트홈 시연도 확보했다.
매터는 인터넷 프로토콜(IP)에 기반해 스마트폰 장치간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된 홈 IoT(사물인터넷) 통신 표준이다. 삼성전자, LG전자, 구글, 아마존, 애플 등 전 세계적인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각자의 어플로만 작동하던 IoT기기들은 매터 장치를 통해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머큐리는 매터 장치의 개발과 보급을 선도하고 있다.
◇ 우크라 통신 사업 진출 직접 보단 현지 협력
우크라이나 현지 통신 사업 진출은 안정적인 지배적 사업자로 인해 협력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4G 방식이 지배적이다. 2018년 4월 4G 서비스를 위해 2600MHz와 1800MHz 대역이 할당되면서 2020년에는 3G 사용자보다 4G 사용자 수가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또한 2021년 9월 4G 주파수 대역인 2300MHz 재분배가 시작된 가운데, 전쟁으로 인해 구체적인 결론이 아직 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5G는 시험 도입 검토 단계에 멈춰있다. 페트로 포로센코(Petro Poroshenko)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이 2017년 5G 구현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 2021년 내각은 5G 모바일 테스트 시작에 관한 법령을 발표했고 5세대 무선 통신의 공개 테스트가 진행됐다. 우크라이나 디지털 혁신부, 보다폰 우크라이나(Vodafone Ukraine), 화웨이 우크라이나(Huawei Ukraine)가 공개 테스트 프로젝트에 참석했다. 다만 전쟁으로 인해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5G 도입 보단 4G 통신망 복구가 단기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주요 이동통신사는 3개사로 키이우스타(Kyivstar), 보다폰 우크라이나, 라이프셀(Lifecell)이 있으며 앞으로 발생할 균열이 주목할 점이다.
키이우스타는 작년 상반기 기준 현지 시장 점유율 약 49.6%의 1위 이동 통신 사업자이며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인 VEON사가 전액 출자했다. 여기서 VEON사는 러시아 이동통신사업자인 빔펠컴(Vimpelcom)이 전신인 글로벌기업이다. 러시아 계인 셈이다.
2위 사업자(약 33.2%)인 보다폰 우크라이나는 2019년에 아제르바이잔 통신기업인 백셀(Bakcell)에 피인수 됐으며 영국 보다폰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라이프셀은 3위 사업자(16.8%)다. 튀르키예 최대 통신사업자인 튀르크셀(Turkcell)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진 러시아계인 키이우스타에 별다른 제재 조치를 하고 있지 않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종전 후 키이우스타를 향한 제재조치를 할 수 있다. 경쟁사 또는 재건을 돕는 국가의 통신사에게 사업 기회 제공 여부를 봐야하는 셈이다.
최한나 KOTRA 우크라이나 키이우무역관은 “정보통신기술에 앞서가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진출도 고려해볼 만한다”며 “먼저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을 통한 우크라이나 진출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통신산업 복구·재건은 이동 통신사 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러·우사태 기간 중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 사용,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통신 지출비를 늘려 실제로 이동통신사들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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