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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허은아 "'도로한국당' 안 돼…난 먼저 전장에 나왔을 뿐"


"윤핵관, 尹아닌 본인 권력 공고화…윤심 전달 의문"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대통령을 위한 일이 아닌 본인들의 권력 공고화에 집중하고, 정치적으로 갈라치고 당을 파괴하는 게 잘못됐죠."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허은아 후보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본인들만 잘 되라고, 본인들 뜻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하라고 국민이 권력을 쥐어준 게 아니다"라며 "진정으로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당내 비윤(非윤석열) 주자로 분류되는 허 후보는 "비윤이 아니라 비윤핵관"이라며 "그들이 민심을 듣는 데 더 시간을 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이 '도로한국당' 되는 건 볼 수 없다. 당의 미래를 하나씩 바꾸겠다며 입당했다"며 "건강한 당이 되길 바라기 때문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은 19대 대선·7회 지선 참패 등 보수정당 암흑기로 꼽힌다.

◆"권력에 줄서는 것 못해…'羅 연판장' 비상식적"

당에 내부총질한다는 친윤계의 비판에 대해서는 "야당일 때 누구보다 앞에 서서 의원들과 함께 어울렸다.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를 2년 하면서 당과 초선의원들의 이미지를 좋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지금은 바른 소리를 내는 것이다. 개인을 위해 권력에 줄서는 건 못한다"고 했다.

'당에서 공정과 상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오해를 받을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 초선의원 50여명이 서명한 이른바 '나경원 전 의원 규탄 연판장'을 거론했다. 허 후보는 "비상식적"이라며 "당이 정말 대통령을 위한다면 공정과 상식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했다.

허 후보는 "프로세스 자체가 공정하지 못했다. 자기들끼리 여론조사하듯 한 거라면 괜찮겠지만 이름까지 밝혀 공표했다. 그랬다면 한 사람 한 사람 의견을 물었어야 했다"며 "내가 당을 비판한 것 중 하나는 절차적 정당성이다. 모든 절차는 공정하고 정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초선인 허 후보는 친윤계 초선의원들이 주도한 나 전 의원 연판장 작성 과정에서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

'서운하지는 않나'라는 질문에는 "훌륭한 분도 많다. 목소리를 내줄 것"이라며 "내가 먼저 전장에 나왔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드라마 '더글로리'에서 학폭 가해자도 문제지만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싫어 가해자에게 '가해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나를 걱정하는 분도 있고 가해자에게 칭찬받으려고 하는 분도 있겠지만 서운한 감정은 없다"고 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사진=정소희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사진=정소희 기자]

◆"다양한 목소리 내려 출마…지금은 당선 자신"

출마 이유와 본인만의 강점을 묻는 말에는 "과거의 구태, 여의도 문법을 깨려고 출마했다"며 "우리 안의 자유와 포용을 지킬 수 있고, 새로운 변화에 대한 에너지도 있다"고 했다. 이어 "출마했을 때 당선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겠다며 나왔는데, 조금씩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보고 당선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다.

과거 음주운전 전력은 허 후보의 발목을 잡는 지점이다. 반성의 일환으로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고 한다. 허 후보는 "당에 인재 영입됐을 때도, 3년간 의정활동 할 때도 내내 숨긴 적이 없다. 지난 과오를 인정하고 스스로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전당대회에 나오면서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나를 지지해주는, 대신 싸워주는 분들께 너무 미안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진심을 조금이라도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고 말했다.

허 후보의 목표는 정치·경제 분야에서 예측 가능한 두 갈래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허 후보는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들이 제도화된 플랫폼에서 돈 없거나 권력에 줄서지 않아도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다리, 두 번째는 각자 공부하고 노력한 만큼 공정하게 대가를 얻고 꿈도 꿀 수 있는 사다리"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사다리 역할을 하는 기존 기득권들이 변화하도록 노력하고, 혁신하지 못하면 양보하게 해야 한다"며 "그런 싸움을 계속하면서 청년들에게 길을 터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다음은 허 후보와의 일문일답.

-7차례 합동연설을 마무리했다. 소회는.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고, 대세는 바뀐 방향대로 흐르기 시작했다. 84만 당원은 어떤 조직력, 압박으로 흔들리지 않는 규모다. 당원들은 자유와 다양성, 포용을 요구하고 있다. 84만명 안에 그런 민심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준석 전 대표의 기자회견 예약을 도왔다. 어떻게 봤나.

"이준석다운 비유를 통해 우리 당원들에게 투표해야만 이유를 설명해준 것 같다. 당내 문제로만 들으려고 했다. 당이 잘못되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분이 적지 않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절차적 정당성 문제나 다수가 소수를 공격하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

-출마 이유와 본인만의 경쟁력은.

"우리 안의 자유와 다양성, 포용을 지킬 수 있고, 새로운 변화에 대한 에너지도 있다. 과거의 구태, 여의도 문법을 깨려고 출마했다. 처음 출마했을 때 당선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겠다며 나왔는데, 조금씩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보고 당선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목표는 총선 승리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려면 우리의 '가불기'(가드 불가 기술)가 필요하다. 그 공식을 안다. 당원들은 우리 '천아용인' 지도부와 다른 지도부가 총선을 치를 때 어떤 모습일까, 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지난 지도부에서 자진사퇴한 최고위원 3명이 재출마했는데.

"수석대변인으로 지도부에 있었을 때 상식적이지 않은 모습을 많이 봤다. 권력에 줄서서 현직 대표를 인정하지 않았고, 당원들이 선출해줬는데 본인들의 이득에 따라 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정상적인 최고위원을 비정상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안정적이어야 하는 최고위에 그런 분란을 일으킨 분이 나온 것은 굉장히 불안한 일이다."

-당내에서 공정과 상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보나.

"아쉬움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제일 강조하는 것이 자유와 공정, 상식이다. 한 목소리만 내라는 것은 자유의 가치에 맞지 않다. 이 정권은 성공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모두가 똑같은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 공정과 상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을 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더 상식적이어야 한다. 초선의원들의 (나경원 전 의원 규탄) 연판장이 상식적인가, 공정한가. 이상한 것이다. 당이 정말 대통령을 위한다면 공정과 상식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같은 초선이다. 지도부가 되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조정하겠나.

"프로세스 자체가 공정하지 못했다. 자기들끼리 여론조사하듯 한 거라면 괜찮겠지만 이름까지 밝혀 공표하지 않았나. 그랬다면 한 사람 한 사람 의견을 물었어야 한다. 내가 당을 비판한 것 중 하나는 절차적 정당성이다. 모든 절차는 공정해야 하고 정당해야 한다. 지도부가 되면 절차적 정당성이 깨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부총질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야당일 때 누구보다 앞에 서서 의원들과 함께 어울렸다.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를 2년 하면서 당과 초선의원들의 이미지를 좋게 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바른 소리를 내는 것이다. 개인을 위해 권력에 줄서는 건 못한다. 그걸 지키려고 지금까지 노력해왔다."

-멘탈이 강한 편인가.

"강하다. 어려움이 있으면 내게 얼마나 더 큰 선물을 주려고 하나님이 이런 어려움을 겪게 할까, 라고 생각하면서 여끼까지 왔다. 지금까지 가는 길에 후회가 없다. 내 삶 자체가 그랬다. 흙수저로 시작했고, 집안의 어떤 경제적 도움 없이 이 자리까지 왔다. 성공은 늘 굴곡이 있다고 생각한다. 굴곡의 점이 합해지면 성장선이 커진다는 것을 30대 때 느꼈다. 내 삶이 내게 자신감을 심어줬기 때문에 당당하게 산다. 권력에 줄 안서도 여기까지 올 수 있다."

-같이 공부했던 초선의원들에게 서운하지는 않나.

"드라마 '더글로리'에서 학폭 가해자도 문제지만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난 그러기 싫어 가해자에게 '가해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말리는 입장에서는 나를 걱정하는 분도 있고 가해자에게 칭찬받으려고 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서운한 감정은 없다. 훌륭한 분도 많다. 목소리를 내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전장에 나왔을 뿐이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연판장 사태와 관련해 '초선들의 처지는 이해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정치를 오래 하셨기에 (초선들이) 어떤 상황에서 그랬는지 잘 아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이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불출마) 2~3일 뒤에 나 전 의원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내게 '고맙다, 허 의원만 목소리를 내주더라. 내가 다 봤다'고 하시더라. 나 전 의원은 우리 당의 자산이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매 순간 최선을 다했을 텐데 아쉽게 됐다. 당대표에 출마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나 전 의원이 김 의원의 2월 28일 대구 일정에 동행했는데.

"나 전 의원의 판단이다. 정치인은 다 자기만의 정치를 한다."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윤핵관'을 비판해왔다. 무엇이 문제인가.

"대통령을 위한 일이 아닌 본인들의 권력 공고화에 집중하고, 정치적으로 갈라치고 당을 파괴하는 게 잘못됐다. 많은 사람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라고 우리가 세금을 받고 여기 있는 것이다. 본인들만 잘 되라고, 본인들 뜻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하라고 국민이 권력을 쥐어준 게 아니다. 진정으로 '윤심'을 전달하는지도 모르겠다. 지도부에 입성하면 대통령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윤 대통령과 이야기한 적이 없나.

"기회가 없었다. 대선후보 시절에 봤던 윤 대통령은 나라가 정말 잘되길 바라는 분이었다. 공정과 상식을 이야기했다. 우리나라에 그런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열심히 뛰었다. 그런데 갑자기 바뀌었다고 믿고 싶지 않다. 윤핵관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윤핵관에게 휘둘린다는 말인가.

"휘둘린다기보다는 상대와 의견이 다른 걸 상대의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다니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얻고 싶은 권력을 얻어가는 사람들 말이다. 내 안에서는 아니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

-지도부에 들어가면 당정 불협화음을 낼 거라는 우려가 있다.

"불협화음을 낼 거라고 말하는 분들은 제가 두려우니까 하는 말이다. '비윤(非윤석열) 프레임'은 그런 분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다. 내가 국민의힘 국회의원인데 윤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지 망한 대통령이 되길 바라겠나.(웃음) 우리 당에 친윤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 난 비윤이 아니라 비윤핵관이다. 그들이 민심을 듣는 데 더 시간을 썼으면 한다. 우리 당이 '도로한국당' 되는 건 볼 수 없다. 당의 미래를 하나씩 바꾸겠다며 입당했다. 건강한 당이 되길 바라기 때문에 노력하고 있다."

-음주운전 전력이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잘못을 인정한다. 당에 인재로 영입됐을 때도, 3년간 의정활동 할 때도 내내 숨긴 적이 없다. 언제나 내가 먼저 말했고, 지난 과오를 인정하고 스스로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전당대회에 나오면서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나를 지지해주는, 대신 싸워주는 분들께 너무 미안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진심을 조금이라도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평생 운전을 안 하겠다는 것인가.

"만약 정치활동을 안 하면 다시 딸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 나이가 되면 있던 운전면허증도 반납해야 될 때가 아닐까 싶다.(웃음) 정치는 계속할 것이다."

-정치인 허은아의 목표는.

"예측 가능한 사다리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들이 제도화된 플랫폼에서 돈 없거나 권력에 줄서지 않아도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다리다. 두 번째는 경제 부분이다. 각자 공부하고 노력한 만큼 공정하게 대가를 얻고 꿈도 꿀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사다리를 만들고 싶다. 지금 사다리 역할을 하는 기존 기득권들이 변화하도록 노력하고, 혁신하지 못하면 양보하게 해야 한다. 그런 싸움을 계속하면서 청년들에게 길을 터주고 싶다. 과거에 회사 다닐 때도 직원들에게 늘 '억울하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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