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 경영진 보수 상위권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나란히 차지한 가운데, 일부 기업에서는 실적 악화에도 고액 보수를 지급해 주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기준 제약·바이오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은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로 나타났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https://image.inews24.com/v1/c4d0044fb5367d.jpg)
존림 대표가 받은 보수 총액은 79억1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이중 상여만 63억원3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와의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성과로 분석된다.
존림 대표는 미국 스탠포드대 화학공학 석사와 노스웨스턴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와 미국 제넨텍에서 임원을 지내다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삼성그룹은 임직원의 성과를 3년 단위로 평가해 지급하는 '장기 성과 인센티브(LTI)'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존림 대표는 2020년 12월 취임 이후 '초격차 전략'을 내세우며 매년 실적을 경신해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9년까지만 해도 고객사가 3곳에 불과했으나, 현재 17곳으로 늘어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매출은 4조5473억원으로, 2020년 매출(2070억원) 대비 약 22배 증가했다.
올해 존림 대표의 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서도 대규모 수주계약을 체결하며 연초부터 성과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유럽 소재 제약사와 14억1011만 달러(2조74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창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 전체의 40%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조7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여 만의 성과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https://image.inews24.com/v1/c28af97f37f804.jpg)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셀트리온에서 43억7700만원 보수를 받았다. 세부적으로 급여 15억1900만원, 상여 4억원, 성과보수 24억5630만원, 기타 근로소득 200만원 등이다. 전년(12억2500만원) 대비 257.3% 증가했다. 지난해 셀트리온의 매출은 3조5573억원으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보다 63.45% 성장한 수치이며, 셀트리온의 올해 목표는 매출 5조원이다.
3위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고문이다. 그는 성과보수 25억원을 포함해 총 33억6700만원을 수령했다. 김 고문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약 9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반면 경기 악화와 의료 공백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실적 하락에도 경영진에게는 고액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GC녹십자그룹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계열사 지씨셀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손실(약 2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매출도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11월까지 근무한 제임스 박 전 대표에게는 16억원 상당 보수가 지급됐다.
세부적으로 급여 8억600만원, 상여 3억800만원, 기타 근로소득 4000만원, 퇴직금 4억3900만 원 등이 포함됐다. 그는 선임 2년여 만에 지씨셀을 떠나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재직 기간 중 지씨셀 주가는 4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https://image.inews24.com/v1/95e2a4f2bdc4ef.jpg)
SK바이오사이언스도 코로나19 특수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안재용 사장과 김훈 대표는 각각 7억원, 6억원을 챙겼다. 김 대표는 상여로만 3억 원을 받았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출신 샐리 최 본부장은 급여와 상여를 포함해 8억7000만원을 수령했고, 지난해 인수한 IDT바이오로지카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1억800만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나 상여는 경영성과에 연동돼야 하는데, 일부 기업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경영진 보수가 과도하게 책정되고 있다"며 "주주 신뢰를 위해 보수 체계의 투명성과 합리성 확보와 주주환원책이나 주가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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