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해외여행을 못 간지 벌써 3년째에 접어들었다.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호캉스(호텔+바캉스)는 작은 휴식처가 된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명동에 위치한 헨나호텔을 찾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호텔리어가 달려나와 손님을 맞이하지는 않았다. 대신 호텔 입구에서 손님들을 맞은 것은 '집개미'였다. 얼핏 움직이는 수납장과 같은 느낌을 준 '집개미'는 코스닥 상장사인 로보티즈가 만든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이다.
객실 100개에 직원 10여명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헨나호텔은 로봇 데스크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작업을 비대면 키오스크와 로봇이 책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집개미가 운영의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헨나호텔은 지난해 8월부터 투숙객 물품 배송을 집개미에게 맡기고 있다. 이날 만난 집개미는 고객들의 룸서비스 호출에 따라 수건 등 각종 물품들을 배달하고 있었다.
집개미의 첫 인상은 동작하기 전엔 로봇이라기보단 서빙테이블 같았다. 사용방법은 간단·명료했다. 호텔 직원이 로봇 본체 윗부분에 배치된 네모난 화면에 비밀번호와 사용할 서랍을 선택하면, 두 칸으로 나뉜 서랍 중 하나가 열린다.
서랍에 필요한 물품을 넣고 객실번호를 입력하면 곧이어 집개미가 ‘로봇 전용 모드로 운행하고 있습니다’라는 음성을 들려주고 입력된 객실로 물품을 운반한다.
801호로 배송을 설정했고, 집개미는 눈의 역할을 하는 팔모양의 부품을 앞으로 내세워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헨나호텔의 집개미는 1층에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직접 눌러 호출을 했다. 엘리베이터 층수 설정은 무선 와이파이를 통해 자동으로 인식됐다.
이동 중 장애물 인식도 문제없이 했다. 집개미는 “안전 이동을 위해 한걸음 물러서주세요”라는 멘트를 하고 사람이 비킬 때까지 정지 상태를 유지했다.
여기서 ‘로봇팔’은 집개미의 핵심 기술이라고 했다. 로봇팔이 엘리베이터 버튼 조작, 카드 태깅, 객실 노크 등을 하며 실제 객실문을 두드릴 땐 왠지모를 미소가 새어나왔다.
집개미는 너무 작지도 과하지도 않은 수준으로 801호실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다시 문을 두드리며 호출 음성을 냈다. 또 이용자가 문을 열면 “요청하신 물품이 도착했습니다”라는 멘트와 주문한 룸서비스의 서랍을 열도록 안내했다.
헨나호텔 관계자는 “호텔 투숙객 분들이 호기심에 집개미를 호출해 보시곤 한다”며 “문을 열자마자 핸드폰을 들고 영상을 찍거나 사진을 찍는 것이 자주 목격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투숙객은 엘리베이터까지 따라와서 집개미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돌아가시기도 했다”며 “호텔 운영에 도움이 되고 하나의 명물처럼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음식 등 배송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상용화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헨나호텔 측은 추후 음식료 배송 부분에 관련해서도 집개미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집개미는 와이파이가 잘 구축된 호텔의 경우 고가의 별도 시스템 구축 없이도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수년 내에 국내 호텔 곳곳에서 집개미와 같은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집개미는 앞으로 다양한 객실용품부터 식음료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국내외 호텔들을 대상으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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