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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벌써 가을·겨울 준비하는 패션업계…상반기 상승세 이어갈까


'기저효과+보복심리' 2분기 호황…'4차 대유행' 하반기 변수 작용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국내 패션업계가 달콤한 상반기를 보냈다. 기저효과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시적으로 완화됐고,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소비심리가 되살아났다. 명품과 골프 수요가 급증한 것도 실적 증대를 이끌었다.

다만 하반기 전망이 심상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성수기 실적을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패션가는 예년보다 이르게 FW(가울·겨울)신상품을 출시하며 상반기 상승세를 잇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아미는 MZ세대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삼성물산 ]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아미는 MZ세대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삼성물산 ]

◆ 2분기 호실적…"소비심리 회복 영향"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패션 대기업 5개사(삼성물산·LF·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코오롱FnC)가 모두 호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패션가는 올 초부터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접종 시작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소비심리가 일시적으로 회복되며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골프와 아웃도어 제품 판매가 급증했고, 보복 소비로 인한 명품 등 고가 상품 판매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소비심리 회복과 온라인 및 수입 상품 판매가 호재를 보이며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천400% 급증했다. 지난해 10억원에 그쳤던 이익이 43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8% 늘어난 4천440억원을 기록했다.

신명품 브랜드의 호조가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기존 패션 브랜드를 정리하고 MZ(밀레니얼+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수입 브랜드를 위주로 라인업을 재편했다. 그 결과 '아미'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보다 무려 286% 증가했다. '메종키츠네'도 상반기 매출이 98%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눈에 띄는 개선을 이뤘다. 2분기 영업이익은 26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18.6% 증가한 3천407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2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마르지엘라, 끌로에 등 신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고가 뷰티 화장품의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계열사 한섬도 고가 여성복 브랜드 판매가 크게 늘며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천127억원, 23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65.9% 증가했다.

올 상반기 골프웨어 수요 급증은 패션업체 실적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LF 헤지스골프]
올 상반기 골프웨어 수요 급증은 패션업체 실적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LF 헤지스골프]

◆ 골린이 늘며 패션가 웃었다

골프웨어 수요가 급증한 것도 실적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른바 '골린이(골프+어린이)'라 불리는 MZ세대가 골프 시장에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

닥스골프, 헤지스골프를 전개하는 LF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8% 증가한 510억원을 기록했다. LF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신규 브랜드 '닥스 런던'과 '더블 플래그'를 새롭게 론칭하며 골프웨어 라인업을 강화했다.

휠라홀딩스도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을 운영하는 자회사 아쿠쉬네트가 효자 노릇을 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94억원, 1천7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3%, 245.5% 증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도 지포어와 왁 등 골프웨어 호재로 올 2분기 전년 대비 128.4% 증가한 1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 또한 2천521억원으로 8.0% 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통합 온라인몰인 SSF샵 리뉴얼을 진행했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통합 온라인몰인 SSF샵 리뉴얼을 진행했다. [사진=삼성물산]

◆ 1년 성적표, 하반기에 달렸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일 확진자 수가 2천명을 넘어서는 등 패션업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FW의류는 봄여름(SS) 의류 대비 판매가가 높아 패션업체 1년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진다"며 "코로나 재확산으로 자칫 소비심리가 쪼그라들면 성수기인 하반기 장사를 망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패션업계는 예년보다 이르게 FW 신제품을 선보이며 상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캡슐 컬렉션'과 '비대면 채널 강화'를 통해 하반기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구호는 최근 골프 캡슐 컬렉션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캡슐 컬렉션은 SS, FW 등 연 2회 선보이던 기존 컬렉션과 달리 제품 종류를 줄여 작은 단위로 자주 발표하는 것을 뜻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달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 '러브 바이 커티스쿨릭'을 통해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LF는 온라인 몰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패션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온라인 몰을 선보였던 LF는 자사 몰인 LF몰의 카테고리 전문성과 고객 맞춤화를 통해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MZ세대와의 소통 확대를 위해 최근 온라인몰 SSF샵의 리뉴얼을 진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변하는 트렌드 대응을 위해 소규모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고, 비대면 판매 채널 강화를 통해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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