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1분기 4조원대에 달하던 영업손실 규모를 2분기에 7천억원대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정제마진(제품 가격에서 원유 수입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금액)은 부진했지만 유가 상승으로 재고 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덕분이다.
정유 업계는 하반기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수요도 살아날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2분기 영업이익과 손실 규모를 합치면 영업손실 7천250억원으로 집계 됐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2분기에 모두 적자를 봤다.
이는 코로나19로 항공유를 비롯한 대형 수요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했고, 정제마진도 마이너스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정제마진 배럴당 4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2분기 정제마진은 4월 -0.8달러, 5월 -1.5달러, 6월 -0.5달러에 그쳤다.
적자 규모는 줄어들었다. 정유 업체들은 지난 4월 20달러대였던 국제 유가가 40달러대로 올라 재고 손실을 줄였고, 일부 업체는 석유·화학 부문이 선전해 적자를 줄일 수는 있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은 지난 1분기 1조원대에 달했던 적자를 1천억~4천억원대로 줄였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 4천397억원, GS칼텍스는 1천333억원, 에쓰오일은 1천64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에 정유사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마이너스임에도 불구, 유연한 설비 운영으로 본업인 정유업에서 손실을 최소화했다"며 "생산설비도 유연하게 운영, 마진이 양호한 경유 생산에 집중해 수익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정유 업계는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회복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따라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코로나 19 관련 제한 조치 완화에 따른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인해 정제마진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장기화가 하반기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손익을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고 항공유 등 대형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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