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다음 유행은 '에겐남'·'테토녀'⋯무슨 뜻인데?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에겐남'과 '테토남'이라는 신조어가 주목받고 있다.

'에겐남'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이 많이 느껴지는 남성을 뜻하며, 주로 다정하고 섬세하며 감정에 민감한 성향을 지닌다. 반면, '테토남'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특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유형으로, 리더십이 있고 직설적이며 주도적인 남성을 일컫는다.

'에겐남'은 대체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무리 속에서는 튀기보다 조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갈등이 생겨도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묵묵히 참거나 간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편이다. 연애에서는 상대의 기분에 맞춰주며, 다정하고 안정적인 파트너에게 끌린다.

외적으로는 깔끔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아, '잘생겼는데 착해 보이는 남자' '다정한 남사친' 이미지로 연상된다. 연예인으로는 차은우, 최우식, 정해인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반대로, '테토남'은 직설적이고 추진력이 강하며, 인간관계서도 중심에 서려고 한다. 문제가 생기면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며, 무뚝뚝해 보일 수 있지만 속은 의리 있고 정이 많은 경우가 많다. 연애에서는 리드하는 스타일이며, 감정 표현도 솔직하고 직접적이다. 자기 의견이 분명하고 자신감 있으며, 모임이나 조직 안에서도 존재감을 크게 드러낸다. 김종국, 옥택연, 안보현 등이 대표적인 테토남이다.

이 분류는 2000년대 후반 유행했던 '초식남'과 '육식남'을 떠올리게 한다. '초식남'은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적고 조용하며 소극적인 성향을 지닌 남성, '육식남'은 이성과의 관계에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남성을 뜻했다. 그러나, 에겐남·테토남은 연애 스타일을 넘어, 사람의 전반적인 사회적 태도와 인간관계 방식까지 포괄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더 확장된 개념이다.

또, '에겐'과 '테토'라는 분류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에겐녀'는 눈치가 빠르고 공기의 흐름을 읽는 데 능해, 본인이 앞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부드럽게 정리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대체로 갈등을 피하려 하고,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감정을 전달한다.

이들은 톤다운된 컬러, 단정한 원피스나 니트, 자잘한 액세서리와 네일아트처럼 섬세한 스타일을 선호하며, 전반적으로 단아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추구한다. 이와 같은 유형의 예로는 박보영, 장원영, 김태희 등이 자주 거론된다.

'테토녀'는 솔직하고 주도적인 성격으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며 갈등이 생기면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한다. 독립심이 강하고 인간관계에서도 자신만의 기준을 중시한다. 연애에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선호하고, 감정 표현에도 거리낌이 없으며 맺고 끊음이 분명한 편이다.

스타일은 자유롭고 힙한 감성이 강해 크롭티, 오버핏, 레더 재킷, 볼드한 액세서리 등 강한 개성을 표현하는 옷차림을 즐긴다. 이효리, 제니, 수지가 대표적인 테토녀 이미지다.

'에겐'과 '테토'는 서로를 상반된 존재로 보면서도, 오히려 그 차이에 매력을 느낀다. 에겐남과 에겐녀는 테토의 당당하고 거침없는 태도, 자유롭고 힙한 스타일에 끌린다. 그에 반해, 테토남과 테토녀는 에겐의 차분하고 정돈된 이미지, 섬세한 매너에 마음이 간다.

이런 트렌드는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을 넘어, MBTI 검사(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처럼 '자가 테스트'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에겐/테토 유형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어떤 유형에 가까운지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A. 어딜 가나 중심이 되는 편/ B. 조용히 따라다니는 편" "내가 추구하는 연애는 A. 자유롭고 쿨한 관계/ B. 서로 의지하고 챙겨주는 관계"와 같은 문항을 통해 성향을 진단한다.

관련 콘텐츠도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해당 유형을 소재로 한 웹툰이나 소개팅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심지어 아이돌도 그룹 컨셉에 따라 '에겐 그룹' '테토 그룹'으로 분류하는 등, 점차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