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흥국생명은 2018-19시즌부터 3시즌 연속 봄 배구 무대에 올랐다. 이 기간에 통합우승도 달성하며 여자부 강팀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6위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 없었다면 최하위는 흥국생명의 몫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인 곧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2020-21시즌을 앞두고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배구 여제' 김영경의 국내 복귀와 세터 이다영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데려왔다. 기존 자원인 이재영까지 더해 국내 최강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난 상황. 하지만 흥국생명은 해당 시즌 그 어떠한 타이틀도 차지하지 못했다.
시즌이 한창인 시점에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의 과거 '학교 폭력' 가해 폭로가 터지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김연경이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했지만 GS칼텍스에 밀려 아쉬움을 삼켰다.
권순찬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2022-23시즌 재도약을 꿈꾸는 흥국생명. 그러기 위해선 전력 보강이 필수다. 하지만 이번 FA 시장에서 기존 자원인 김다솔을 잡은 게 전부다. 외부 영입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확실한 전력 보강 카드인 김연경에게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배짱을 부리고 있는 흥국생명이다.
김연경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해외 정상급 리그에 속한 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복귀 가능성이 높았지만 현재로서는 안갯속이다. 흥국생명의 단장 교체가 주된 이유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흥국생명과 김연경의 복귀 협상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지난 5월 전임 김여일 단장이 돌아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김여일 단장은 '학교 폭력' 물의를 일으키고도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이재영, 이다영을 끝까지 감쌌던 인물이다. 대한민국배구협회의 국가대표 제명과 팬들의 트럭 시위 등도 무시하고 선수 등록 강행도 불사했었다.
배구계 역시 지난 2월 이동국 단장이 부임하자 김연경의 국내 복귀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그러나 3개월 만에 다시 김여일 단장으로 바뀌자 배구계도 술렁였다. '불편한 동거'가 이뤄질 것이냐는 시선과 함께 실제 협상도 중단됐다.
현재 급한 쪽은 흥국생명이다. 보유한 카드가 제한적이다보니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상승은 한계가 있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리더쉽의 부재 등 지난 시즌 흥국생명의 단점을 한 번에 보완할 수 있는 카드가 김연경이다.
하지만 김여일 단장은 여유롭다.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그는 김연경에게 함께 해보자는 비전을 제시할 생각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어차피 선택은 선수가 할 것이기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리기만 한다는 입장이다.
해외 유명 팀들은 김연경 모시기에 혈안인데, 흥국생명은 오든지 말든지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흥국생명에서 가장 배구를 잘 아는 인물로 알려진 김여일 단장. 그러나 외부 평가는 정반대다. 그가 없었다면 흥국생명이 이 정도로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현재 구단의 가장 큰 걸림돌이 누구인지 생각해볼 시기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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