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내 손 안의 첫 번째 은행'을 내세운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14일 금융위의 본인가를 획득하고 이르면 내년 1월께 영업을 시작한다. 신용등급 4~6등급 사이의 1천만명을 타겟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정조준한다.
케이뱅크는 이날 처음으로 새로운 문을 연다는 뜻을 담은 기업이미지(CI)도 공개했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는 "케이뱅크가 ICT 유전자를 가진 금융산업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본인가 이후 6개월 내에 영업을 개시해야 한다. IT 대외망 연동 및 점검 기간 거쳐, 빠르면 1월 말 또는 2월 초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심 대표는 "오늘 본인가를 받음으로써 금융결제원 준사원으로 등록될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며 "금결원 대외망을 연결하고, 다른 시스템과 연동하는 최종 점검 기간을 거치고 시스템이 안정화됐다고 판단될 경우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T(8%), 우리은행(10%), GS리테일(10%), 한화생명보험(10%), 다날(10%) 등이 주요주주로 참여했으며, 이 밖에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8퍼센트, 포스코ICT, 한국관광공사, 얍컴퍼니, DGB캐피탈, 모바일리더, 이지웰페어, 브리지텍, 한국정보통신, 인포바인, 알리페이 인베스트먼트(홍콩),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민앤지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심 대표는 "IT 기업부터 유통기업, 성공적인 벤처기업 등 다양한 주주들로 구성돼 있어 고객에게 편리하고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비 활용한 빅데이터 신용평가 모형 개발 완료
케이뱅크가 시행할 핵심 서비스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중금리 개인 신용대출 ▲통신요금 납부정보 등을 활용한 간편심사 소액대출 ▲체크카드 ▲직불 간편결제 서비스 ▲퀵송금 등이다.
설립 이후 신용카드업, 방카슈랑스, 펀드판매업도 별도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IT의 혁신적 속성을 극대화 시킨 100% 비대면 종합은행에 도전한다는 포부다.
24시간 어느 때에도 10분 내로 모바일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고, 이후 예금, 대출, 송금, 결제, 자산관리 등 기존 은행 서비스도 100% 비대면으로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예금이나 적금, 증권거래 통장 등 별도로 존재하던 상품을 모바일 한 화면 안에서 자유롭게 관리할 수 있고, 상품 간 전환도 휴대폰에서 터치 앤 드래그만으로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케이뱅크의 핵심 수익모델은 중금리 대출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을 내세워 빅데이터 기반의 차별화된 신용평가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 여신 사업의 30~40% 비중 수준으로 중금리 대출 시행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측은 7~8%대 수준의 중금리 대출 시, 연간 1천억원 이상의 이자 절감 효과 가능할 것으로 봤다.
케이뱅크를 통해 300만~500만원 정도의 소액 대출을 할 경우 가입과 심사 절차가 간편하며, 제1금융권 상품이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락이 없으며 상환시 오히려 신용등급이 오르는 강점이 있다. 고금리 카드론 고객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케이뱅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출 모형을 이미 완료했다. 처음 출발은 KT에서 갖고 있는 통신 가입자 데이터베이스다.
통상 평가방법론 외에 머신러닝을 통해 기존 신용등급을 세분화했는데, 4~6등급의 경우 한 등급 당 최대 10개 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객센터도 24시간 365일 운영한다. 전화나 웹, 모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담이 가능하다.
아울러 주주인 GS리테일이 전국 1만500개 편의점을 갖고 있고 대부분 편의점에 자동화기기(ATM)가 설치돼 있는데, 내년 하반기께 이런 ATM을 자사 ATM처럼 활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계좌 개설과 동시에 바로 체크카드를 발급해주는 '스마트 ATM'도 가동한다.
또한 신용카드 소액결제의 수수료를 거의 없는 직불결제 플랫폼을 만들어 내년 하반기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 밖에 모바일 생활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수요에 부합하는 디지털 혜택 제공, KT 뮤직의 음원 혜택 예금을 시작으로 KT 데이터, 각종 게임 및 쇼핑 아이템과 쿠폰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심 대표는 "혁신성이 뒷받침되기 위해서는 보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이 투자했다"며 "모든 개인식별정보는 기존 주민등록번호 암호화 수준보다 강화돼 암호화했고, 기본 내부 업무망과 상용 인터넷망을 물리적으로 분리함으로써 이중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이 없어 부동산 임대나 직원 인건비가 상당히 줄어들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며 "이 부분을 고객들에게 좋은 상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2~3년 내로 2천억~3천억원 증자 필요
아울러 심 대표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한도를 확대하는 '은행법' 개정안이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자본금 2천500억원으로 출발한 케이뱅크가 영업 개시 후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맞추고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2~3년 내에 2천억~3천억원 정도 자본금 확대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본인가 발표 후 열린 브리핑에서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과 관련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선정에서도 이 같은 비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훈 금융위원회 서비스국장은 "금융위에서는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 외부개입을 단절하려고 노력했고, 있을 수도 없는 구조"라며 "외부평가위원을 선정해 미리 배점과 평가기준을 공개했으며 개량적인 부분 제외한 사업평가는 외부평가에 맡겨, 외부평가위원회와 감독당국이 완전히 분리된 상태에서 심사했다"고 해명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