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당분간 코스피 시장을 연기금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21일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국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쏠림현상이 뚜렷하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충격과 나비효과가 글로벌 유동성을 통해 확인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업종에서도 금융(규제 완화, 금리 인상), 산업재(인프라투자), 건강관리(힐러리 리스크 해소)에 자금 움직임이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역적으로는 미국, 업종에서는 금융/산업재/건강관리 분야의 쏠림현상이 완화되기 전까지 신흥국 유동성 위축은 불가피한 것으로 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글로벌 유동성 흐름의 변화가 코스피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까지 외국인 매도가 4주 연속 이어지고 있는데, 10월 이후 8주 중 6주 동안 순매도가 지속중이란 것이다.
매도 규모는 트럼프 당선 직후(8천910억원)보다 줄어든 4천310억원이었지만, 좀처럼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가시화될 조짐인 가운데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위안화 약세의 영향을 받는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유동성, 국내 외국인 매매패턴의 변화만큼이나 국내 기관 매매패턴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관은 4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는데, 국내 기관 내에서의 주도권이 금융투자에서 연기금으로 바뀌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 기관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볼 경우 지난주 금융투자가 4주 만에 순매도(2천660억원)로 전환한 반면에, 연기금이 3천390억원을 순매한 결과란 것이다.
따라서 향후 국내 기관 중에서도 연기금 매매패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추가 매수여력, 연말 배당을 감안할 때 향후 연기금이 코스피 수급을 주도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연기금이 5주 연속 순매수 행진 중으로, 금융위기 이후 하반기 및 연말 매수강도가 강했고, 올해 연기금 매수가 평균 대비 40%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연기금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11월 이후 연기금의 순매수가 IT, 금융, 소재/산업재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차이로 인해 업종별 매수 강도의 차별화는 감안해야 한다며, 연말부터 연초까지는 변동성 확대시 비중확대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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