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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 韓 환율·증시에 모두 '부정적'


금융시장에 트럼프 리스크 반영 미흡…단기 충격 불가피

[김다운기자]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백악관 입성을 사실상 확정지으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국내 증시에 타격이 예상되며, 약달러가 나타나며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일 전망이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45.00포인트) 급락한 1958.38에 마감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전일 대비 5.4% 급락한 16251.54에 장을 마쳤고, 대만 가권지수는 2.98% 하락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2.73%, 0.34% 약세다.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지수는 4.20% 폭락하며, 장중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3%대 급락세며, 금 현물 가격은 4% 급등하는 등 상품시장도 요동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하며 전일 대비 14.5원 오른 114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당분간 금융시장 높은 변동성 예상

앞으로도 당분간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앞서왔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트럼프보다는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그동안 금융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기는 했으나 아직 비싼 상황"이라며 "정치 불확실성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가 미국의 무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달러화 약세를 의도적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투자는 "공화당 집권기에는 세 번 모두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특히 트럼프는 중국이나 멕시코의 통화절하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어 약달러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렇게 되면 달러 대비 원화 강세가 나타나 국내 수출에는 타격을 미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트럼프가 1차 TV 토론에서 한미 FTA에 따른 미국 일자리 감소를 지적한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될 경우 한국정부에 대폭적인 원화절상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에도 악재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자 등 글로벌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를 고려해보면 증시 충격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성격이 유사한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됐을 당시 단기 급락 이후 안도랠리가 전개됐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 측면에서 이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홍성기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 때의 금 가격 급등세를 고려할 때, 현재 금 가격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크게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상승세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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