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 의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기존 '최순실 게이트·편파기소 대책특위'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민조사위원회'로 확대 개편, 1일부터 본격 가동한 데 이어 원내지도부가 국회에서 24시간 상시 대기하면서 검찰 수사를 모니터링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 및 나라 바로세우기 국민결의대회', 전국 순회 당원보고대회 등을 통해 여론몰이에도 나선다.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정부 여당 비판 여론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멀게는 내년 대선까지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당 내부를 들여다보면 어수선한 모습이 감지된다. 특검 도입을 놓고 당 지도부가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가 하면,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대해선 각양각색의 목소리가 표출되면서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최 씨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자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대여(代與) 압박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다 새누리당이 특검을 수용하자 지난 28일 돌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새누리당의 대국민 사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최 씨 관련자 전원 사퇴 등 3가지 선결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방침은 사흘 만에 바뀌었다. 31일 의원총회에서 특검 협상 재개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앞서 요구한 선결조건 중 우 수석 사퇴만 이뤄진 상태였다. 새누리당의 경우 대국민 사과는커녕 정진석 원내대표가 거국중립내각 관련 야당을 비판하며 정의화 국회의장이 주재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까지 결렬시켰다.
협상을 재개하더라도 새누리당은 상설특검을, 민주당은 별도 특별법에 의한 특검을 각각 주장하며 공방만 벌이던 당초 상황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게 뻔한 터라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거국중립내각 구성도 문재인 전 대표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먼저 들고 나온 카드지만, 막상 새누리당이 청와대에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하며 야권 인사들을 총리로 추천하자 '선(先)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으로 선회했다.
의원총회에서도 거국중립내각을 두고 찬반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하야를 주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당론은 정해지지 않았다. 매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의견을 수렴키로 했지만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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